홍성진 감독의 든든한 동반자, '코치' 김연경 | 2017/07/18
"(김)연경이는 코치 역할을 하고 있죠."
여자 배구대표팀의 홍성진 감독은 김연경(상하이)만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세계 정상급 기량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도와 궂은일까지 도맡고 있으니 기특할 수밖에 없다.
국제배구연맹(FIVB)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1,2주차 원정을 마치고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연경이는 팀에 저해되는 요소가 있으면 즉각 반응한다"고 소개했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김연경은 팀 내에서 선임급에 속한다.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는 다정한 언니이지만, 가끔 맘에 안 드는 행동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홍 감독은 "늦장을 부리거나, 아직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으면 (연경이는) 가차없다"고 전했다.
그랑프리를 거치면서 김연경을 향한 홍 감독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졌다. 부상 선수들의 이탈로 엔트리 교체를 고려할 당시 홍 감독이 조언을 구했던 이 역시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홍 감독에게 "선생님, 그냥 이대로 가시죠"라고 말했고. 홍 감독은 주장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한국은 12명의 선수들만으로 2그룹 1위를 달리고 있다.
홍 감독은 "연경이는 나와 가까운 사이"라면서 "연경이에게 '넌 나와 같이 가야한다. 만일 내가 안 보이면 네가 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김연경은 "감독님은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신다. 배울 점도 많은 분"이라고 화답했다.
홍 감독은 자신의 지도 철학에 대해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내가 가는 길을 따라오라'가 아니라 같이 하면서 좋은 길을 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의 지휘 아래 한국은 앞선 6경기에서 5승1패(승점 16)를 거둬 2그룹 1위를 질주 중이다.
홍 감독은 "김미연, 황민경, 한수지 등 백업 선수들이 상당히 잘해줬다. 12명으로는 부족하지만 이들이 잘 해줘 팀을 꾸려갈 수 있었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뉴시스 권혁진 기자 hj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