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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제패한 女배구 김연경 “남은 것은 올림픽 메달” | 2012/07/11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은 최초의 금메달(레슬링의 양정모)과 함께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스포츠의 역사를 새롭게 장식했다.

 

그 주인공은 여자배구 선수들이었다. 단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시상대에 올라섰다. 그로부터 36년이 흐른 현재 한국여자배구는 또다시 올림픽 메달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이유는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국내 여자배구선수로는 최초로 유럽 빅리그인 터키에 진출했다. 그리고 최고의 무대인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며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24세의 나이에 김연경은 배구선수가 이룰 수 있는 꿈을 차례로 정복해 왔다. 이제 새롭게 도전하는 고지는 ‘올림픽 메달’이다.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 진출해 시상대에 올라서는 것이 김연경과 여자배구대표팀의 목표다.

 

대표팀은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예선전에 출전해 런던행을 결정지었다. 출전국 8개 팀 중 전체 2위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일본을 통쾌하게 제압하며 22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 경기에서 김연경은 무려 34점을 올리며 ‘도쿄 대첩’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는 192cm의 장신 공격수지만 어린 시절에는 달랐다. 배구선수치고 키가 작았던 그는 세터를 포함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자연스럽게 수비와 리시브를 연마했고 기본기는 한층 탄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민이었던 키가 훌쩍 크기 시작했다. 기본기를 몸에 익힌 그는 공격과 블로킹 능력을 갖추면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프로에 입단해 국내 무대를 휩쓴 그는 일본리그에 진출해 성공적인 두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김연경의 진가는 최고의 무대인 유럽 리그에서 증명됐다. 한국여자배구의 대들보로 성장한 그는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터키에서 뛰고 있을 때도 마음은 항상 올림픽을 향해 있었어요. 그만큼 런던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간절했죠. 이번 올림픽 출전은 저는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도 모두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연경은 터키 무대에 진출한 뒤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과 MVP수상은 물론 올림픽 출전의 꿈도 이뤄냈다. 24세의 나이에 배구 선수로서는 이루고 싶은 것들을 대부분 달성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올림픽 메달이다.

 

“올해는 모든 것이 잘 풀리는 해인 것 같아요.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해 매우 기뻤는데 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됐습니다.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어요. 쉽지 않은 목표지만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대표선수들은 메달권 진입에 목표를 두고 있다. 메달권에 근접하려면 우선 8강에 진출해야 한다. 한국은 만만치 않은 상대인 미국, 브라질, 터키, 세르비아, 중국 등과 함께 B조에 속했다. 특히 터키에는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들이 포함돼 있다.

 

“터키는 점점 전력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리그도 앞으로 더욱 향상될 가능성이 높죠.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터키리그에서 많이 뛰고 있는데 터키 선수들은 이들과 함께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이제 터키와 만나게 됐는데 반드시 이겨야할 상대라고 봅니다.”

 

대표팀에서 김연경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세계 탑클래스에 속하는 실력이기 때문에 상대 팀의 견제도 예상된다. 하지만 김연경이란 걸출한 선수가 있는 것이 한국의 최대 장점이다. 이러한 점을 살리려면 다른 선수들의 분전도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동료들을 믿고 있습니다. 언니들은 모두 잘 도와주고 계셔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또한 후배들은 절 잘 따라오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고맙죠. (양)효진이와 (김)희진이는 모두 제가 좋아하는 후배에요.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제가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만큼 기대해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런던에 가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고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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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spacewalker@xportsnews.com, 권혁재 기자 hjkclu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