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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여제' 김연경 "이상형? 나보다 작아도 OK…조인성이 딱" | 2012/06/13

'배구여제' 김연경(24·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의 지난 한 해는 그 누구보다 황홀했다.

 

유럽 무대를 경험한 첫 시즌부터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득점왕, MVP까지 석권하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남모를 설움도 많이 겪었다. 입단 초반만 해도 동료 선수들과 기싸움이 빈번했다.

 

언어의 장벽은 가장 기초적인 문제에 속했다.

 

음식도 그다지 입에 맞지 않아 서투른 요리 솜씨로 직접 식사도 해결하곤 했다. 그렇게 혼자 살아가는 법을 서서히 익혀 가던 김연경을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다름아닌 '외로움'이었다.

 

김연경은 지난 5일 <스포츠서울닷컴>과 인터뷰에서 "유럽 생활에서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혼자 생활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외로울 때마다 그가 꺼내 든 방법은 한국 TV 프로그램 보기. 그래도 안 될 때에는 인터넷으로 한국 소식을 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가끔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땐 손수 김치찌개도 해 보지만, '엄마표 김치찌개'의 맛은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외로운 타지 생활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남자 친구를 사귈 마음은 없었을까. 김연경은 "많은 동료들이 터키 남자들을 소개해 준다고 말하곤 했다. 날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앞가림도 잘 못하고 있는데 남자 친구까지 사귀게 된다면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아서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내 장난스레 "한국에선 아닌데 터키에서 좀 먹히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결혼 계획에 대해 묻자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한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도 배구에 대해 배울 점이 많고, 욕심 또한 여전히 크다는 게 그의 말이다.

 

20대 때엔 배구선수로 활약하고, 30대에 접어들면서 은퇴하게 될 때쯤엔 결혼을 고려하겠다는 생각이다.

 

좋아하는 남성상에 대해 물었다. 잠깐 고민하던 김연경은 이내 활짝 웃으며 "나(192cm)보다 큰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185cm만 약간 넘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우 조인성씨가 186cm이든데 그 정도면 완벽하다"며 자신의 '희망사항'을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김연경은 최근까지 이상형으로 닉쿤을 지목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다시 신인 때부터 이상형이라고 밝힌 조인성으로 말을 바꿨다.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간단명료했다.

 

"아, 잠깐 제가 초심을 잃었던 것 같아요. 뭐든 초심이란 게 참 중요한데….(웃음)"

 

스포츠서울 유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