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의 메시' 김연경과 깜짝데이트 | 2012/06/14
"36년만의 올림픽 메달 기대하세요"
"김연경(24ㆍ페네르바체)이 뛰는 한국을 이기고 싶다."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2012 여자배구 그랑프리에 참가한 일본 대표팀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달 2012 런던올림픽 세계 예선 한국과의 경기에서 1대3으로 패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 일본을 상대로 홀로 34점을 기록하며 일본 수비진을 농락했던 주인공이 바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동메달을 안겨줬던 '날으는 작은 새' 조혜정 이후 한국 여자배구가 배출한 가장 걸출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일본과 터키 리그에서 용병으로 활약하면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12 MBN 여성스포츠대상 5월 MVP에 선정된 김연경을 최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수상을 축하한다.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아 너무 기쁘고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여성스포츠대상 가운데 '올해의 대상'이 있다고 들었는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올해의 대상'에 도전해보고 싶다.
-올림픽에 진출한 소감은.
일본, 터키 등 해외 무대도 경험해봤지만 올림픽은 선수로서 한번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항상 국가대표 발탁을 꿈꿔왔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을 꺾은 소감은.
경기가 끝난 순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 선수들도 일본만큼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승리한 날 선수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했고 아예 잠을 이루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8년 만의 진출이라 쉽지 않을 텐데.
외국 선수들은 일단 체격 조건이 한국 선수들보다 월등히 좋다. 그래도 기본기나 조직력은 우리 대표팀이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계 예선을 거치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진 만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세계 예선에서 맹활약했다.
세계 예선에서 득점ㆍ공격성공률ㆍ리시브 부문에서 3관왕을 차지했는데 이 모든 것이 대표팀 동료들 덕분이다. 대표팀 동료들이 '용병'이라고 부를 때가 있는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부담스럽기도 하다.
-팀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화기애애하게 연습했기 때문이다. 훈련할 때 본선 진출에 대한 열망을 담아 '런던, 고!"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습했는데, 이제는 '런던, 메달!'로 바꿀 때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유럽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페네르바체 이적 첫해 2011-2012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주위에서는 "모든 것을 이룬 게 아니냐"라고 하는데 솔직히 1년 동안의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배울 것도 많은 것이 유럽 무대다.
-앞으로 목표는.
리오넬 메시(25ㆍFC 바르셀로나)처럼 '김연경'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한국 여자배구'를 떠올리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유럽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아직 부족하다. 이번 올림픽을 전 세계 사람들이 김연경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다.
■ She is…
△1988년 2월 26일 출생 △192㎝ㆍ73㎏ △원곡중- 한일전산여고 △2005~2009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2009 일본 JT마블러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1년 5월 터키 페네르바체 △2012 CEV 챔피언스리그 우승ㆍ득점왕ㆍMVP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 득점ㆍ공격성공률ㆍ리시브 부문 3관왕
글 정석환 기자, 사진 김성중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