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인터뷰

김연경 10대1 인터뷰 | 2013/02/14

 

"태균 아저씨! 맨날 남자 소개시켜준다고 얘기하시더니 그 다음은 꼭 연락이 없으시더라고요. ㅎㅎ." "너는 질문이 이게 뭐냐. 더 재밌는 질문을 해야지."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답게 입담도 '월드 클래스'였다.

 

스포츠조선의 히트상품 '10대1 인터뷰'의 이번 주인공은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5·터키 페네르바체)이다. 스포츠조선은 최근 김연경을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유쾌·상쾌·통쾌했다.

 

언니를 따라 시작한 배구. 벌써 15년이 흘렀다. 꿈은 이뤄졌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여자배구 강국 일본은 김연경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고 칭찬한다. 한국이 낳은 보물이다. 지난시즌 '꿈의 무대' 유럽마저 평정했다.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유럽배구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다. 첫 출전한 올림픽은 아쉬움이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없었다면, 4강 신화도 없었다. 김연경은 당당하게 올림픽 MVP와 득점왕에 등극했다.

 

25년 만에 모든 걸 이뤘다. 그러나 그녀의 욕심은 끝이 없다. 김연경은 "몸이 따라준다면 오랫동안 배구를 하고 싶다. 물론 지금처럼 재미있다고 생각돼야 하고 내가 즐길 수 있을 때까지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혼기가 찼지만, 결혼은 아직 먼 미래의 얘기다. 그는 "결혼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하고 싶다"고 했다. 10대1 답변 속에 김연경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 있다. 그녀의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도 녹아있다.

 

ㅡFA문제로 상당히 힘들었을텐데 터키에서 잘하고 있는 것이 존경스럽다. 예전에는 연락도 종종 했는데 그 일 이후에 연락 한번 없는 것이 나때문인가?(김태균·31·한화 이글스 야구선수)

 

▶아저씨! 반가워요. 맨날 남자 소개시켜준다고 얘기하시더니 그 다음은 꼭 연락이 없으시더라고요.(웃음) FA문제로 힘들 때 아저씨가 '힘내'라는 문자를 주셔서 너무 감동했고 감사했어요. 이번에 시즌 마치고 한국 돌아가면 꼭 밥사주세요. 연락할께요!

 

ㅡ연경아, 선수는 언제까지 할거니? 결혼은 언제 할건지 궁금하다.(김형실 전 여자국가대표팀 감독·62)

 

▶몸이 따라준다면 오랫동안하고 싶어요. 물론 지금처럼 재미있다고 생각돼야 하고 제가 즐길수 있을 때까지가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감독님, 벌써 무슨 결혼 얘기를 물어보시나요? 아직 저는 어린데.(웃음) 결혼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하고 싶어요.

 

ㅡ터키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외롭지 않은가. 터키 친구들도 사귀었니.(문성민·27·현대캐피탈)

 

▶안녕하세요! 반갑네요. 오빠도 터키에서 혼자 생활해봐서 아시겠지만 당연히 외롭죠. 하지만 터키 한인회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도 많이 와주셔서 너무 좋아요. 터키 일반안 친구들은 없어요. 아직 터키말을 할줄 모르니. 그러나 배구선수들과 많이 친해서 쉬는 날에 친구들과 쇼핑도 하고 밥도 먹어요.

 

ㅡ혼자 생활하면서 요리도 많이 할텐데. 가장 자신있는 요리가 무엇인가요.(양효진·24·현대건설)

 

▶김치찌개가 가장 자신있어. 그리고 다른 음식도 많이 늘었는데 자신은 없네.(웃음) 네가 음식 배워서 터키로 와라! 와서 언니 음식도 해주고. 그런데 너는 질문이 이게 뭐냐. 더 재밌는 질문을 해야지. 나에 대해 많이 알고있으면서.(웃음)

 

ㅡ뭐든지 잘 먹는 건 알고 있지만 터키 음식은 입에 잘 맞니?(한송이·29·GS칼텍스)

 

▶터키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고 입맛에 잘맞아요. 그러나 가끔 고기에 냄새나는게 있어서 냄새가 심한 음식들은 못먹어요.(ㅜ.ㅜ) 그리고 뭐든지 잘먹는다니요! 그래도 내가 언니 보다는 덜 먹지요. 이제 음식에 욕심 그만 부리고 동생들 좀 많이 나눠줘요!

 


 

 

ㅡ올림픽에서 언니처럼 되려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았어요.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김희진·22·IBK기업은행)

 

▶네가 이런 진지한 얘기를 하니 이상하다. 그동안 많은 힘든 일이 있었고 기쁜 일들이 있었지. 너무 잘하고 있을 때에도 거기에 만족하지말고 항상 더 큰 꿈을 생각해. 자꾸 꿈을 크게 가지면 좋겠어. 그리고 희진이 너는 신께서 정말 좋은 신체조건을 주셨어. 그러니까 조금 더 노력하고 정신적으로 더 강해진다면 언니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그걸 어떻게 버티려 하지 말고 그 힘든 시간조차도 최대한 즐길 수 있는게 중요한거 같아.

 

ㅡ제 별명이 '제2의 김연경'인데. 만약 제가 해외에 진출한다면 어떤 점이 필요할까요.(박정아·20·IBK기업은행)

 

▶정아야! 너는 앞으로 많은 경험이 필요해. 네가 이번에 올림픽 멤버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언니 생각에는 네가 올림픽에 나온 선수들 플레이만 봤더라도 많이 성장하고 배웠을거라 생각해. 앞으로 대표팀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들어가게 된다면 아무 생각하지말고 세계선수들이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보고 느끼는게 중요한거 같아. 리시브만 많이 보강된다면 넌 충분히 해외에서도 성공할수 있어. 화이팅!

 

ㅡ해외와 한국에서 경기하는 차이는 무엇인가요.(이소영·19·GS칼텍스)

 

▶일단 한국 선수들은 없고 모두 외국사람들 이라는게 차이지.(웃음) 물론 한국 리그도 강하지만 언니가 뛰고 있는 터키리그는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와서 뛰고 있는 리그이기 때문에 너무 강하고 배울점이 많아. 훈련 또한 쉽지 않고. 해외배구와 외국 사람들은 한국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네가 나중에 와서 몸으로 느껴봐.(웃음)

 

ㅡ타지 생활하면서 한국이 많이 그리울 것 같은데. 뭐가 많이 생각나냐.(김수지·26·현대건설·12년 절친)

 

▶친구들이 너무 그리워. 그냥 힘들 때는 한국 말로 많은 수다를 하면서 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가끔은 너무 슬퍼. 근데 요즘은 여기 터키 현지 통역 언니랑 현지 매니저분이 있어서 그나마 많은 얘기를 하고 있어서 너무 좋아. 하지만 내 스트레스를 그분들이 다 가지고 가는거 같아서 가끔은 미안해.(웃음)

 

ㅡ은퇴 후 진로가 궁금해. 하고싶은 일이나, 생각해 둔 계획이 있니.(황연주·27·현대건설·대표팀 룸메이트)

 

▶지금 해외에서 배운 것을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가 많은 선수들한테 가르쳐주고 싶어요. 그리고 제 이름으로 된 유소년 배구 학교를 만들어 많은 어린 선수들을 후원해주고 가르쳐 주고 싶어요.

 

 

스포츠조선 박상경·김진회 기자

 

[김연경 10대1 인터뷰①]"태균 아저씨! 남자 소개시켜준다고 해놓고 연락두절"

[김연경 10대1 인터뷰②]"내 스트레스, 통역과 매니저가 다 받아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