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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동 여자대표팀, 더 무거워진 김연경의 어깨 | 2019/05/16

주축 선수의 부상 공백이라는 부담까지 ‘에이스’ 김연경(31·엑자시바시)의 어깨에 얹혔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본격 닻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진천선수촌에 모인 선수단은 새 사령탑과 열흘 남짓 손발을 맞췄다. 오는 21일 시작되는 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가 첫 공식 일정이다. 세르비아, 중국, 미국, 이탈리아를 거쳐 마지막 5주차에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다. 라바리니 감독은 VNL을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모의고사로 바라본다. 가능한 많은 선수를 실전을 통해 테스트하며 옥석 가리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완전체’로 출격은 불가능해졌다. 비시즌 기간을 이용해 수술대에 오른 선수들이 많아 명단을 제대로 꾸릴 수 없었다. 게다가 소집되고도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가 속출했다. 모두 팀 전력의 핵심 자원들이다. 2018~2019시즌 MVP 이재영(흥국생명)은 왼 무릎 연골에 이상이 생겨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소속팀을 창단 첫 봄배구로 이끈 이소영(GS칼텍스)도 무릎 핀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훈련 불가 진단을 받았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은 양쪽 무릎에 모두 통증을 호소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 초 터키리그 일정을 마친 김연경은 지난 8일 귀국했다. VNL에는 6월 초 3주차부터 합류한다. 화력이 떨어진 대표팀 공격진에서 김연경의 출전 여부는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이기에 흥행을 위해서라도 일정 정도의 성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트 밖에서도 김연경의 존재감은 크다. 아직 선수단 면면을 파악하지 못한 라바리니 감독에게 김연경의 경험은 무엇보다 큰 자산이다. ‘주장’을 맡은 만큼 책임도 더해졌다.

 

VNL을 마친 대표팀은 오는 8월 러시아에서 올림픽 세계예선 E조 경기를 치른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 여자배구는 러시아(5위), 캐나다(18위), 멕시코(21위) 사이에서 1위를 차지해야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여기서 티켓을 얻지 못하면 내년 1월 아시아 지역 예선을 노려야 한다. 김연경은 “사실 러시아, 멕시코, 캐나다 모두 쉽지 않다. 특히 러시아는 좋은 전력을 갖고 있어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그래도 잘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안 되면 내년 1월 아시아 예선을 잘 준비하면 된다. 일단 내년 1월보다는 올해 8월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