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연경이 전한 깊은 아쉬움 “내가 더 해줬어야 했다” | 2019/08/07
“내가 맡은 역할을 더 해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자 대표팀은 2일부터 5일 새벽에 걸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에 참가했다. E조에 속한 한국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잡았지만 러시아와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패해 대륙간 예선전에서 올림픽 진출 티켓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 3세트도 22-18까지 앞섰지만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6일 귀국 후 인터뷰에 나선 김연경(31)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올림픽 티켓을 거의 손안에 쥐었다가 놓쳤기에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은 먼저 “강팀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했고 거의 이길 뻔했다. 기회가 왔는데 져서 많이 아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연경은 자신의 활약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맡은 역할에서 조금만 더 해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러시아전에 대해서는 “3세트에 흔들린 건 우리가 이겼다고 미리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우리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라며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이번 대륙간 예선전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첫 번째 경기였던 캐나다전에는 37점을 몰아쳤고 이어진 멕시코전에는 3세트 중반 빠졌음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15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러시아전 역시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25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세 경기에서 총 77점, 공격 성공률 46.2%(66/143)를 기록했다.
위와 같은 기록을 남길 정도로 김연경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는 말에 김연경은 “몸 상태를 떠나 준비할 때부터 다른 각오로 열심히 준비했다. 몸 상태도 좋아서 120%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 했다.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렸다”라고 몸 상태만큼이나 정신적으로도 달랐다고 돌아봤다.
김연경은 대표팀을 이끄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연경은 “감독님이 워낙 체계적으로 준비를 잘해주셨다. 우리는 그걸 따라 하면 됐고 여기까지 왔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분에게 희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결과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덧붙였다. “희망도 희망이지만 결과로서 보여드려야 하는 것도 있다. 앞으로는 결과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현 감독님 체제로 조금 더 준비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대륙간 예선전이 끝났지만 여자 대표팀에 주어진 휴식은 길지 않다. 1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2019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체력적인 부분도 힘들고 전술적인 부분도 힘든 상태이다”라고 현재 대표팀이 당면한 어려움을 먼저 언급했다.
이어 김연경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더 좋은 결과로 이어가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아시아선수권이 열리는 만큼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리라 생각한다”라며 “잊을 건 잊고 다가올 대회에는 다시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 훌훌 털어버리고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해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아시아선수권을 향한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