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2년만에 챔피언 등극 | 2009/04/11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2년만에 다시 챔피언에 등극했다.
흥국생명은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 농협 2008-2009 프로배구 V 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57점을 합작한 김연경과 카리나 '쌍포'를 앞세워 정규리그 1위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1(25-20 22-25 25-22 25-18)로 제압했다.
챔프전 1차전에서 패한 뒤 내리 세 판을 따낸 흥국생명은 이로써 2005-2006, 2006-2007 시즌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 위업을 이뤘다.
정규리그 3위로 턱걸이해 KT&G를 제치고 챔프전에 오른 흥국생명은 시 즌 도중 두 차례 사령탑 교체와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수술 등 온갖 악재와 내홍을 딛고 우승컵을 들어 올려 여자배구 코트의 '명가'로 우뚝 섰다.
흥국생명 주포 김연경은 최우수선수(MVP)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중 24표를 획득, 2005-2006 시즌부터 네 시즌 연속 MVP에 올랐다.
수비와 강서브가 승부의 열쇠라는 어창선 흥국생명 감독대행의 말이 그대로 적중했다.
김연경의 시간차와 오픈 공격으로 포문을 연 흥국생명은 1 세트 초반 완벽한 서브 리시브를 바탕으로 전방위 공격을 퍼부었다.
카리나, 한송이의 가세와 전민정, 김혜진의 중앙 돌파를 더해 8-5 리드를 잡은 흥국생명은 강서브로 상대 후위 라인을 흔들어놓고 김연경이 고공 스파이크 쇼를 펼쳐 25-20으로 간단히 세트를 따내 기선을 잡았다.
반격에 나선 GS칼텍스는 2세트 시소게임에서 직선 강타와 블로킹, 밀어넣기를 3개 연속 성공시킨 해결사 데라크루즈의 활약으로 처음 13-10 리드를 잡았다.
GS칼텍스 이성희 감독은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데라크루즈의 공격 포인트를 이끌어내 4점차 리드를 이어간 뒤 스파이크 공방 끝에 어렵게 1-1 세트 균형을 맞췄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 김연경의 두뇌 플레이와 카리나의 파워가 승부의 추를 흥국생명 쪽으로 급격히 기울였다.
김연경은 GS칼텍스 블로킹 벽을 비웃기라도 하듯 힘을 빼고 타점만 유지하면서 빈 곳을 골라 때리는 스파이크로 상대 선수들의 혼을 빼놓았고, 흥국생명은 14-13에서 카리나와 한송이의 연속 블로킹으로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3세트를 25-22로 따낸 흥국생명은 4세트에서도 기세가 꺾인 GS칼텍스를 3점 차 이상 리드를 잡고 줄곧 몰아붙인 끝에 챔프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브 에이스 1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혼자 32점을 쓸어담은 김연경은 4세트 24-18에서 한껏 내려찍은 직선 강타로 매치포인트를 올리며 환호했다.
서브 득점 2개로 GS칼텍스 수비를 흔든 카리나가 26득점으로 뒤를 받쳤고 한송이도 12점으로 제몫을 해냈다.
데라크루즈가 트리플크라운(서 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점 이상)을 해내며 36점을 뽑은 GS칼텍스는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단기전 승부에서 흥국생명의 화력을 견뎌내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