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스무살’ 김연경 프로 4년만에 ‘여제’ 반열 | 2008/11/26
여자 배구선수 최초 2000득점
수차례 무릎수술 딛고 대기록
큰키에도 안정적 리시브·수비
체력보강땐 한단계 성장 기대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은 1988년 2월생이다. 프로입문은 4년째. 성장판이 아직 안 닫혀 미디어가이드에 실리는 그의 키는 해마다 바뀐다. 올해는 1m92로 적혀있다. 지난 시즌엔 1m90이었으니, 1년새 2㎝가 더 자란 셈이다. 어렸을 적에는 키가 작아, 주로 세터나 수비수를 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몸동작이 빠르고 서브 리시브나 수비가 안정된 이유다.
박미희 〈KBS N〉 해설위원은 “아마추어 지도자들은 선수의 키가 크면 곧바로 공격수를 시켜 수비 등 기본기가 부족하게 되는데, 김연경은 처음 운동할 때 키가 작았다고 한다. 처음부터 기초를 잘 배워 나중에 키가 큰 뒤에도 공을 잘 다룰 줄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공격수들의 서브리시브 성공률은 50%를 채 넘지 않는 게 보통이지만, 김연경은 58.33%에 이른다. 세트당 디그(상대팀의 스파이크나 후위공격을 받아내는 것)도 3.627개로 웬만하면 다 처리한다.
김연경은 4시즌 81경기 동안 총 2022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득점은 24.96점. 남자선수 중 가장 먼저 2000득점 고지를 밟은 이경수(LIG 손해보험)의 경우 평균득점이 18.28점(116경기 2121점)이다.
만 스무살에 당당히 배구여제가 됐지만, 앞으로 보완할 점도 있다. 체력이 그 첫번째 숙제다. 김연경은 프로데뷔 후 늘 시즌이 끝날 때마다 무릎수술을 번갈아가면서 받아 충분히 체력을 보강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이도희 코치는 “김연경이 더 큰 무대를 바라본다면 지금보다 파워가 더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해설위원 또한 “자기 가치를 올리려면 일단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면서 “체력 외에도 아직 어려서 가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가 있다. 조금 더 성숙해지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