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인터뷰

'배구여제' 김연경 "용띠 기운으로 챔피언스리그 MVP 노린다" | 2012/01/24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9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김연경(25·페네르바체 아즈바뎀)의 목소리는 역시나 씩씩하고 당찼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맞이할 평소와는 다른 설 명절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자신의 해인 용띠해를 맞아 세계적인 무대를 향한 도전 정신이 넘쳤다. 터키리그를 비롯해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와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당당히 세계 무대를 누빌 준비도 마친 듯 했다.

 

V리그를 평정하고 일본을 거쳐 세계 최고 무대 중 하나인 터키리그에 진출한 그는 고국을 떠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터키 진출 첫 시즌 목표였던 주전 확보를 이미 이룬 지금, 그의 목표는 어느덧 '세계 최고 거포'에 맞춰져 있었다.

 

- 최근 터키리그 14연승과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이끌면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몸 상태는 어떤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치고 독일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됐다.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독일과 프랑스, 터키를 왔다갔다 하느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치러야 할 경기가 워낙 많다보니 피곤함을 느낄 새가 없다.

 

 

- 터키 생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이스탄불이 워낙 좋고 먹을 것도 많아서 생활하기가 편하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배울 점도 많다. 다만 가끔 선수들하고 생각 차이가 있어 애를 먹을 때도 있다. 특히 유럽 선수들은 아시아 선수들과는 다른 다혈질적인 점이 있어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종종 생긴다. 그래도 의사소통은 영어로 다 통하다 보니 다른 면에서는 괜찮은 편이다.

 

- 머나먼 터키에서 설 명절을 맞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여기는 설 연휴가 없어서인지 특별히 들뜨는 분위기도 아니고 별다른 기분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새해를 맞이한 1월 1일에는 여기도 축제 분위기였다. 그날은 아무래도 한국 생각이 많이 나더라.

 

- 오래 떨어져 있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은데?

 

평소에는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한다. 다행히 지금은 부모님이 터키에 와 계신다. 여기는 설 명절이 없지만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어 기쁘다. 비록 다음주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시긴 하지만 함께 있을 때는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 무릎 부상때문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런던 올림픽에 대한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워낙 어려서 올림픽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올림픽 무대가 선수로서 꿈이기에 꼭 나가고 싶은 대회가 됐다.

 

올해는 용띠인 만큼 동료들과 잘 호흡을 맞춰서 부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 대표적인 용띠 스타로서 2012년 흑룡의 해를 맞아 목표는 무엇인가?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라갔는데, 이 대회는 유럽에서 10년 동안 뛴 동료 선수들도 우승이 쉽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 운이 좋게도 첫 해 와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니 이참에 MVP까지 노려보겠다. 과할수도 있지만 꿈은 크게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웃음)

 

- 새해 인사 겸 팬들에게 한마디?

 

터키와 한국은 시차가 많이 나서 제 경기를 밤새 가며 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쉽지 않은 일인데도 꾸준한 관심에 감사 드린다.

 

아무래도 터키 생활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응원해주시는 글들을 보면 힘이 많이 난다. 관심 가져주신 만큼 저도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겠다. 배구 팬들과 독자 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스포츠서울 유성현 기자 yshalex@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