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특집 인터뷰 | 2011/12/23
한국여자배구의 중심에 우뚝 선 이가 있다. 192cm의 장신인 그는 높이는 물론 스피드까지 갖췄다. 또한 서브리시브와 수비력 등 기본기도 탄탄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보더라도 김연경(23, 터키 페네르바체)처럼 모든 것을 골고루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보기 힘들다. 현재 여자배구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터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김연경은 명문구단 페네르바체에서 주전 레프트로 뛰고 있다.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유럽챔피언스리그(CEV)과 터키 자국리그, 그리고 터키 컵 대회 등 세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세 마리 토키를 잡기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목소리는 매우 활기찼다. 넘치는 열정을 코트에 쏟고 있는 김연경은 "일정은 빡빡하지만 충분히 각오하고 이곳에 왔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럽 챔피언이 현재의 목표
-지금 한국시간으로 밤 0시30분입니다. 얼마 전 아제르바이잔에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렀는데 지금은 터키인가요?
네. 지금 터키로 돌아왔어요. 현재 저는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터키 자국리그와 컵 대회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경기 수는 많지 않은데 3개 대회를 동시에 뛰니까 많이 힘들어요. 특히 유럽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경기를 치러야 하는 점도 힘듭니다.
지난 21일(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에서 라바타 바쿠 팀과 경기를 치렀는데 처음으로 졌어요. 우리 팀은 모든 대회를 합해 13연승을 달리고 있었는데 아쉽게 첫 패배를 당했습니다. 라바타 바쿠 팀은 유럽 최강이라 부를 정도로 강팀이에요. 아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리 팀과 만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꼭 설욕하고 싶어요.
-가장 궁금한 점은 현재 김연경 선수의 몸 상태인데 특별히 아픈 곳은 없나요?
특별히 아픈 곳은 없어요. 하지만 얼마 전 감기몸살 때문에 고생했어요. 감기가 워낙 심하게 걸려서 두 번 정도 연습에 참여하지 못했어요.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황입니다.
가장 힘든 점은 우리 팀의 주전 세터인 나즈 아이데미르(21, 터키)와의 호흡이에요. 좋은 세터인데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 기복이 심해요. 이런 점 때문에 저는 물론 다른 공격수들도 조금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페네르바체는 레프트 포지션에 세계적인 공격수인 소콜로바(러시아)와 로건 톰(미국)이 버티고 있습니다. 로건을 제치고 김연경 선수가 주전으로 뛰고 있는데 감독님의 신임을 많이 얻은 것 같군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웃음) 저희 팀의 감독님은 브라질 대표팀 감독도 역임하셨는데 저한테 매우 잘해주세요.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배구 용어를 영어식이 아닌 유럽식으로 표현해요. 이러한 용어를 쓰다 보니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코칭스태프가 설명을 하면 잘 알아듣고 있어요.
-얼마 전 러시아를 대표하는 공격수인 소콜로바와 친하게 찍은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동료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소콜로바는 워낙 경험도 많은 노장선수(77년생, 만 34세)인데 제가 어려서 그런지 저를 잘 챙겨줘요. 감기몸살을 걸렸을 때도 전화로 제 안부를 물어보고 걱정해줬어요. 페네르바체는 유소년 배구 팀도 운영하고 있는데 소콜로바의 아들이 이 팀에서 뛰고 있습니다.
- 현재 챔피언스리그와 터키 자국리그, 그리고 컵 대회 등 3개 대회를 뛰고 계시는데 어느 대회 우승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나요?
당연히 챔피언스리그죠.(웃음) 3개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 좋겠지만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챔피언스리그에요. 유럽 클럽 팀 중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경기를 가진 라바타 바쿠는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우승팀인데 이 팀과 결승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요. 바쿠 팀을 꼭 누르고 유럽 챔피언에 오르고 싶습니다.
한국 드라마 관람으로 무료함 극복
- 먼 타지인 터키에서 김연경 선수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구단에서 지정해준 아파트에서 생활하신다고 들었는데 경기가 없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한국드라마를 보는 것이 낙이에요.(웃음) 현재 가장 유행하고 있는 드라마는 잘 몰라요. 유행이 지난 드라마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는 '아이앰 샘'이에요.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곳 앞에 백화점이 있어요. 그곳에 혼자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가끔씩 팀 동료들과 놀러가기도 해요. 터키 베식타스 팀에는 일본 선수인 카노 마이코가 뛰고 있는데 이 선수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일본리그에서 2년 정도 생활하다보니 일본어는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말이 통하다 보니 이 선수와 많이 어울리게 되더라고요.(웃음)
- 이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터키에서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요?
아마 경기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웃음) 경기를 마치고 나면 선수들과 좋은 곳으로 놀러갈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냥 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많이 피곤하거든요?(웃음)
내년 1월 달에는 부모님이 이곳에 오시는데 그 때 제대로 된 관광을 하고 싶습니다.
새해 가장 큰 목표는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 얼마 전 김사니(30, 흥국생명) 선수가 런던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김연경 선수와 올림픽에 꼭 출전하자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말했는데요. 지금은 소속 팀 우승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에 대한 질문도 드리고 싶군요.
맞아요. (김)사니 언니와 반드시 올림픽에 함께 가자는 말을 많이 해요. 주전 선수들이 모두 모이면 국제무대에 나가도 결코 떨어지지 않거든요. 지난해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거의 8강까지 다가갔어요. 월드컵 때 힘들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뭉치면 충분히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특히, 지난 월드컵대회에서 중국이 3위 안에 진입해 올림픽 티켓을 확보했잖아요? 올림픽예선전에서 중국이 없는 점도 유리할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중국이 올림픽 출전권을 월드컵에서 확보해 한결 편해졌다고 봅니다. 이제 일본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어요. 올림픽 출전은 물론, 일본을 꺾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 챔피언스리그와 올림픽 출전이 다가오는 새해에 가장 큰 목표가 될 것 같군요. 이 외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부상 없이 무사히 시즌을 마치는 것입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한 뒤, 건강한 몸으로 올림픽 예선전을 준비하고 싶어요!
한국여자배구에서 김연경(23, 터키 페네르바체)의 의미는 특별하다. 흥국생명 입단 뒤, 국내무대를 휩쓸었던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김연경에게 V리그는 좁은 무대였다. 강물을 지나 더욱 넓은 대해(大海)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지난 2년 동안 일본무대에 진출해 더욱 성장한 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유럽에 진출했다.
세계 배구리그의 '메카'는 이탈리아였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이탈리아리그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발길도 이동했다. 여자배구 선수들 중 최고 몸값을 받고 뛰는 선수들이 상당수 모인 곳은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이다.
김연경은 터키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페네르바체 아즈바뎀에 입단했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류보프 소콜로바(34, 러시아) 로건 톰(31, 미국)과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소콜로바는 러시아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백전노장'이다. 또한 톰은 '최고의 테크니션'이라 부를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갖췄다.
김연경은 이들과 경쟁해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터키 아로마리그를 비롯해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에 출전 중인 김연경은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며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연경의 활약에 대한 국내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여자배구는 일본과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랠리 없이 순식간에 끝나는 남자배구와 비교해 여자배구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제공한다.
또한 근래에 들어서며 남자배구 못지않은 스피드와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일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은 짜릿한 명승부를 연출하며 여자배구의 참맛을 보여줬다.
이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이탈리아와 미국, 그리고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펼쳤다. 여자배구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재미 때문에 유럽과 일본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여자배구는 끈끈한 조직력과 강한 투혼으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리그는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배구를 펼치면서 재미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여자배구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국제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러한 점도 여자배구 흥행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최고의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김연경의 유럽리그 활약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배구 유망주들에게 '제2의 김연경'이 배출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또한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 등 모든 부분을 골고루 잘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증명했다.
한국여자배구는 암흑기를 걷고 있지만 김연경의 활약은 '한줄기 빛'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진출의 토대를 연 점도 세계무대를 꿈꾸는 배구 유망주들에게 좋은 사례를 남겼다.
많은 이들은 여자 배구 강국으로 이탈리아와 러시아를 떠올린다. 김연경(23, 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 뛰고 있는 터키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터키의 프로배구 리그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터키의 여자 리그는 김연경의 소속팀 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하 페네르바체)가 속한 아로마 1부리그를 비롯, 총 3개 리그로 구성되어 있다. 2부 리그는 A, B그룹으로 나누어져 있고 3부리그는 A,B,C그룹으로 또 나뉜다. 단 6개의 프로팀이 전부인 국내 리그와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가장 상위리그인 아로마 1부리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온라인 배구 전문 사이트 발리우드(Volleywood)의 설립자인 에이스 페르디난드(Ace Ferdinand, 이하 에이스)는 터키 리그에 대해"세계 최고 수준의 배구 리그"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터키와 이탈리아가 가장 수준 높은 리그이며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리그가 뒤를 잇는다.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터키-이탈리아-러시아 리그 순이다"며 "아제르바이잔 리그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 리그가 세계적인 배구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한마디로 김연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는 셈이다.
아로마 1부 리그는 김연경의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비롯 갈라타사라이, 엑자시바시 비트라(이하 엑자시바시), 바키프방크 텔레콤, 베식타스 등 총 12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12개의 팀 중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 베식타스는 터키 축구 리그인 수페르리그에서도 강호로 군림하는 팀으로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익숙하다. 실제로 위 클럽들은 축구와 배구 구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인 만큼 서포터들의 응원 열기도 뜨겁다. 매 경기마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열정적인 응원을 펼친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일희일비하는 서포터들의 모습에서 터키인들의 배구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과감한 투자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리그로 끌어들였다. 크로아티아의 주포 세나 우시치(190cm, 레프트)는 엑자시바시에서, 일본인 카노 마이코(23)는 베식타스에서 뛰고 있다. 러시아 배구의 전성시대를 이끈 '배구 여제' 에카테리나 가모바(202cm, 레프트)도 2009~2010 시즌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한 바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7경기에 출장 18.43득점 공격성공률 54.55%에 세트당 평균 블로킹 0.583개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김연경의 '만점 활약',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도 통하는 '월드 클래스'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김연경(23, 페네르바체)이 국내 리그에서 뛰던 시절 '흥국생명 왕조'는 그녀 혼자 이룩한 것이 아니다. 황연주, 전민정 등 동료들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했다. 동료들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한 덕에 지금의 김연경이 있을 수 있었다.
많은 배구팬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터키 무대, 김연경이 뛰고 있는 터키의 아로마 1리그는 이탈리아,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리그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소속팀 페네르바체는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22일 기준) 8전 전승으로 당당히 터키 아로마 1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강팀이다. 또한 2008~2009시즌부터 3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어떤 선수들이 있기에 팀이 이토록 승승장구하고 있을까. 페네르바체에는 김연경 외에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김연경과 함께 땀흘리며 팀을 리그 1위로 이끌고 있는 팀의 주요 선수들을 소개해본다.
나즈 아이데미르(터키)
1990년 이스탄불 출생, 186cm의 장신 세터다. 김연경의 공격은 나즈의 손끝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나즈는 2009년부터 페네르바체에서 주전 세터로 뛰며 팀 공격을 조율하고 있다.
2004년 이스탄불을 연고로 한 엑자시바시 젠티바에 입단해 2009시즌까지 뛰었다.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2009~2010시즌부터 2년 연속 결승전서 베스트 세터상을 받으며 입지를 굳혔다.
2006년 유스 발칸컵서는 MVP와 베스트 세터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2008년부터 터키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에다 에르뎀(터키)
1987년 6월 22일 이스탄불 출생, 신장 187cm의 센터다. 팀의 블로킹과 속공을 담당하고 있으며 센터 포지션임에도 많은 득점을 올리며 리딩 스코어러가 되기도 한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터키 베식타스에서 활약한 뒤 페네르바체에 합류했다.
강한 서브와 블로킹, 속공 능력까지 갖춰 '센터의 정석'을 보여주는 선수로 2009 슈퍼컵 MVP를 포함 최근 3년간 유럽컵 블로킹상, 정규리그 공격상, 유럽컵과 월드컵에서 서브상을 수상했다.
최근 3경기서 경기당 평균 11.67득점 공격성공률 53.66%의 활약으로 팀의 전승을 이끌고 있다. 미모로 많은 남성팬을 보유한 선수 중 하나다.
류보프 소콜로바(러시아)
1977년 러시아 모스크바 출생, 193cm의 장신 레프트 공격수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다. 2010년부터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는 소콜로바는 92년 데뷔한 20년차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다. 러시아, 일본, 터키,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다.
러시아 국가대표팀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1999년 월드 그랑프리대회서 베스트 서브상을 수상한 바 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준우승,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 조국인 러시아의 우승에 일조했다.
올 시즌 전 경기(8경기)에 출장 경기당 평균 12.63득점 54.27%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터키에서 생활하고 있다. 소콜로바의 아들은 페네르바체 유소년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건 톰(미국)
1981년 미국 캘리포나아주 출생,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서브면 서브까지 완벽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2008-2009 일본 히사미츠 스프링스에서 뛰던 시절 김연경과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톰은 브라질,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러시아, 일본, 중국, 터키까지 많은 리그를 거치며 활약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으며 3차례의 그랑프리 우승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우승을 이끈 세계적인 선수다.
올 시즌 팀에서는 주로 백업 멤버로 3경기에 출장 공격성공률 47.62%를 기록하고 있다. 2003년부터 리시브상 3차례, 서브상 3차례, 최다득점상 2차례를 수상했을 정도로 배구 센스가 뛰어나다.
세다 토카틀리오글루(터키)
1986년 앙카라 출생, 192cm의 장신 공격수로 팀의 주전 라이트로 뛰고 있다. 2002년 터키 일러 방카시에서 데뷔, 2005년까지 뛰고 페네르바체에 합류했다. 이후 7년 째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으며 팀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세다는 2008-2009 시즌 CEV 컵 득점 1위를 차지했으며, 2008-2009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동시에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7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12득점 44.87%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03년부터 터키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이외에도 브라질 국가대표 파비아나가 김연경, 소콜로바, 로건 톰과 함께 페네르바체의 외국인선수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파비아나는 리그의 2+1 규정(2명이 코트에 나설 수 있으며 1명은 교체선수, 또다른 1명의 선수는 챔피언스리그만 출전 가능) 때문에 정규시즌에는 뛰지 않는다.
김연경의 적응력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공격에 성공할 때면 선수들과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는 그녀를 보면 적응력에 있어서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동료들과의 호흡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김연경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데 뭉쳐 팀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녀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국내 V리그는 물론 일본무대까지 평정한 김연경(23, 터키 페네르바체)이 유럽리그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 불리는 류보프 소콜로바(34, 러시아)와 로건 톰(30, 미국)이 버티고 있다. 김연경까지 포함해 모두 3명의 걸출한 레프트 공격수가 포진돼있다.
현재 김연경은 톰을 제치고 소콜로바와 함께 주전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터키 아로마리그는 물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고 있는 김연경은 세계적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김연경이 '공격수'에 그쳤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어려웠다. 김연경은 팀내에서 서브리시브 성공률이 높다. 매 경기 50%가 넘는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은 물론, 서브리시브까지 책임지고 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김연경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기 때문이다. 공격을 잘하는 선수들은 많다. 또한, 공격과 더불어 수비 가담 비율이 높은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공격도 잘하고 수비에도 능통한 선수들은 드물다. 김연경은 앞에서 예로 든 세 번째 경우에 속하는 선수다.
배구를 시작할 당시, 김연경의 신장은 작았다. 중학교 때도 키가 큰 편이 아니어서 세터와 리베로 등 다양한 포지션을 거쳤다. 그러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뒤늦게 키가 쑥쑥 자라면서 190cm를 넘어섰다.
리베로와 세터를 거치면서 김연경은 기본기를 탄탄하게 익혔다. 김연경은 국내 여자배구 선수들 중, 서브리시브와 수비 자세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몸을 바닥에 밀착하고 볼을 잡는 자세는 기본기가 탄탄함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2단 연결과 토스도 좋은 편이다. 어린 시절, 키가 작아 다양한 포지션을 거친 점은 김연경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0cm가 넘는 장신이지만 움직임은 민첩하고 스윙도 빠르다. 키를 이용한 공격에 의존하지 않고 빠른 공격을 선호한다. 어깨와 키만을 이용해 볼을 때리지 않고 몸 전체를 활용하는 타법도 김연경의 장점 중 하나다.
탁월한 배구센스
상대 코트를 읽을 줄 아는 능력과 연타와 강타를 적절하게 섞어서 때리는 능력도 뛰어나다. 공격 기술이 다양한 김연경은 상대 블로킹을 활용할 줄 안다. 또한, 강타가 통하지 않을 때는 상대의 빈 코트를 재빠르게 읽고 연타를 때리는 센스도 갖췄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김연경은 뛰어난 배구센스를 활용한다. 기복이 거의 없고 매 경기마다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도 이러한 장점이 있기에 가능하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에서 뛴 외국인 선수 케니 모레노(콜롬비아)는 기교파 선수 중 한 명이다. 예습을 충분히 하고 나온 학생처럼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제 23세에 불과한 김연경은 두뇌 플레이까지 겸비해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강인한 승부욕과 위기 상황에서 일어설 줄 아는 정신력
대표팀 훈련을 취재할 때, 코트 안에서 파이팅을 불어넣는 이는 김연경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에 집중하는 점도 김연경의 장점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정신력과 열정이 약해 무너지는 선수들이 있다. 한국여자배구가 전성기를 보낼 때, 모든 선수들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코트에 들어섰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경기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슴을 울리는 명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기량 적으로 흠잡을 때 없는 김연경은 강한 승부욕과 집중력까지 갖췄다. 실력이 진정으로 뛰어난 선수는 어느 무대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아야 한다.
국내리그에 안주하지 않고 일본리그는 물론, 유럽리그에서도 김연경은 통했다. 배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는 현지 적응에 성공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한동안 한국배구는 장신화에 연연해 기본기 교육에 소홀했다. 뛰어난 공격력은 물론, 기본기까지 갖춘 김연경은 한국배구발전을 위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남겼다.
강산 기자
[김연경 특집①] 김연경, "세계적인 공격수? 지금부터가 시작"
[김연경 특집②] '수퍼스타' 김연경이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