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인터뷰

김연경 "남친 사귄다면 키 180cm 이상은 됐으면" | 2010/05/06

‘2%의 부족함.’ 한국여자프로배구 현역 선수로는 처음 해외리그로 진출한 김연경(22.192cm)은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보낸 첫 시즌을 이렇게 요약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일본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정규리그에서 696점으로 득점 1위에 올랐고 공격 득점 부문에서도 630점으로 역시 1위를 차지했다. 공격 성공률은 47.7%로 일본 V 프리미어리그 전체 선수들 중에서 3위를 기록했다.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JT는 정규리그에서 25연승을 포함 26승2패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위권이던 JT는 김연경과 세터 다케시다 요시에 등을 영입하면서 2009-10시즌을 준비했고 결국 정규시즌에서 놀랄만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JT는 챔피언결정전과 흑취기에서 도레이 애로우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 2회를 기록했다. 김연경이 올 시즌 아쉬움이 남았다고 얘기한 이유다.

 

JT가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한 뒤 김연경의 흥국생명 복귀와 JT와 계약 연장 여부를 놓고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2010-11시즌 다시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더 실리기도 했지만 흥국생명은 5월 18일 ‘김연경이 JT와 1년 더 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연경은 귀국 후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마냥 쉴 수 만은 없다. 그는 흥국생명 동료들과 함께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면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본리그 개막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대표팀 소집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대표팀은 오는 10월 31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2010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이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나가야 하는 등 빡빡한 일정이 잡혀있다.

 

그는 "솔직히 지난 이틀 동안은 운동을 전혀 안 했다"면서 시원스럽게 웃는다. "쉴 때는 운동을 잊고 아무런 생각을 안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잘 놀았으니까 오늘부터 주말까지 운동을 좀 해야겠다"고 덧붙인 김연경을 지난 5월 27일 흥국생명 선수단 숙소와 연습체육관이 있는 경기도 용인에서 네이트 스포츠 Pub 팬들이 던진 질문지를 들고 만났다.

 

"남자친구 사귄다면 키가 180cm이상은 됐으면 해요" "연주 언니가 팀 옮긴다는 말 듣고 처음엔 조금 서운했지만 결정 존중해줘야" "내 장점은 서브, 공격, 블로킹, 리시브. 말하다보니 모든 부분을 다 꼽았네요" "도쿄에서 이승엽과 김태균 선수와 식사한 적 있다" "이휘재 오빠와도 가끔 연락해요. 친한 연예인은 개그맨들이 많네요"

 

"가장 좋아하는 배구선수는 문성민. 만나서 해외진출 이야기 듣고 싶어" "연주 언니가 예쁘다고요? 제가 볼땐 안 예뻐요" "연예인보다는 일반인과 스캔들이 났으면 해요" "내 손으로 사람 얼굴 때려 봐냐고? 지금은 그럴 일이 없고 그래선 안 되겠죠" "문성민 닮았다고요? 김세진도 닮았고. 변정수 닮았다는 말은 종종 들었어요"

 

 

앉아있음에도 한눈에 장신임을 알 수 있는 김연경의 신장은 192cm다.

 

▶ 남자친구로서의 이상적인 키는? (원정현)

▶ 남자친구 키는 몇 센티 정도 원하십니까? (박수용)

▶ 170cm의 남자는 어떤가요? (박기승)

▶ 남자인 저도 190인데 저보다 더 크시네요 남자가 키가 크면 주위에선 장군감이라 말하지만 여자가 크면 주위에서 뭐라 말하던가요? 혹시 상처가 되는 말은 안 하던가요?? (김민석)

 

"남자친구를 사귄다면 키가 180cm이상은 됐으면 해요. 제 키가 180cm정도였다면 남자의 키는 별로 상관 안 했을 것 같은데(웃음). 그래도 180cm보다는 181cm가 더 나을 거 같아요. 큰 키 때문에 주변에서 여러 말들을 들었어요. 중학교까지는 키가 작아서 그런 말을 못 들었지만 키가 크면서는 달라졌어요. 일단 제가 여자치고는 키가 매우 크니까 사람들이 제 키를 보고 일단 놀라고(웃음) 그 다음엔 운동화 신은 걸 보고 두 번째로 놀라더군요. 고등학교 때 밖에 나가면 주변에서 제 키를 갖고 뭐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긴 했는데 지금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솔직히 키가 커서 좋은 점은 운동(배구)할 때를 제외하고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 황연주 선수가 현대건설로 입단하게 되었는데 서운하진 않으신가요?? 웬지 황연주 선수와 같이 있는 김연경 선수가 익숙하네요~~(최혜인)

 

"연주 언니가 팀을 옮긴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하게 처음엔 조금 서운했어요. 그 동안 워낙 오랫동안 같은 팀 소속으로 뛰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괜찮아요. 프로선수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연주 언니의 결정을 존중해요."

 

▶ 누나 제발 흥국생명으로 돌아와주세요 ㅠㅠ 흥국생명에 황연주 선수도 나가고 공격할 선수가 없어요 ㅠㅠ (이호준)

 

"네, 저도 (황)연주 언니가 없는 팀은 상상도 못했어요. 중고등학교부터 프로까지 계속 한 팀에서 뛰었으니까요. 다가오는 2010-11시즌에 연주 언니도 없고 저도 일본에서 한 시즌 더 뛰기 때문에 팬들이 그런 걱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흥국생명에서 공격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한)송이 언니도 있고 외국인선수도 보강되면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봐요. 연주 언니가 팀을 옮긴 뒤 포지션은 다르지만 세터인 (김)사니 언니가 왔기 때문에 팀 전력이 크게 약해졌거나 변화가 심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흥국생명의 지금 상황을 보고 드시는 생각이 있나요? 예를 들어 성적부진, 감독이 계속 바뀌는 것에 대해서요. (신혜미)

 

"흥국생명이 지난 시즌에 성적이 좋지 못했잖아요. 특히 연패에 빠졌을 때 저도 일본에서 인터넷을 통해 관련 기사도 보고 그랬는데 당시 소속팀은 달랐지만 저도 굉장히 마음이 아팠어요. 당시에 연주 언니나 송이 언니 그리고 동료 선수들하고 전화 통화를 통해서 얘기를 종종 했어요. 서로 격려해주고 힘내라고, 감독님은 자주 바뀌었죠. 제가 입단한 다음에도 사령탑이 바뀐 횟수가 서너 번은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감독님이 자주 교체되거나 그러면 선수들이 동요하기 쉽죠. 안정을 찾지 못하고 흔들리는 경우도 있죠. 물론 감독 교체 등은 구단에서 결정하는 일이지만 이제는 어느 분이 팀에 오던지 중간에 자주 바뀌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 개인적으로 김연경 선수의 C퀵과 시간차 공격을 좋아하는데요. 최근 일본리그 경기들에서는 빠른 속도의 중앙 백 어택을 많이 시도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공격 패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본인이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패턴은 무엇인가요? 또 혹시 최근 연습하고 있는 패턴이 있으신가요?~ (일본리그에서 1년 더 뛰신다고 들었는데 부상 조심하시고 화이팅입니다!!) (김주혜)

 

"네, 부상은 항상 조심해야죠.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 패턴은 C퀵 보다는 좀 짧고 B퀵 보다는 긴, 그러니까 C와 B의 중간쯤으로 보시면 되요. 중간 정도로 오는 공이 공격하기가 편해요. 그리고 제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2단 공격입니다. 항상 좋게 공이 올라오지는 않는데 약간 나쁜 공이라도 잘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해요. 그리고 파워 부족을 들 수 있겠네요. 최근 주로 연습하고 있는 것은 조금 전에 얘기한 C와 B 중간의 공격 그리고 리시브에요. 한국에서 뛸 때와 견줘 일본에서 리시브 범위가 좀 더 넓어요. 그래서 신경을 좀 더 쓰고 있습니다."

 

▶ 공격은 기본 리시브에 수비, 세트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연경이 선수~본인의 최고 강점과 단점은 머라고 생각해요? (류제영)

 

"강점이자 장점도 되겠네요. 일단 서브, 그리고 공격,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과 견줘 제 키가 좀 큰 편이기 때문에 블로킹 그리고 제가 레프트에서 뛰기 때문에 리시브도 꼽을 수 있네요. 아 말을 해보니 모든 부분을 다 꼽았네요(웃음). 단점은 아까 얘기한 것처럼 파워를 좀 더 늘려야 할 것 같아요. 일본에서 한 시즌을 뛰어 보면서 다른 외국인선수들과 비교해보니 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됐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에 시간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 평소 우상으로 생각하는 선수나 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있다면 이유도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안보미)

 

"솔직히 이렇게 얘기하면 주변에서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기도 한데 배구를 시작하면서 ‘어떤 선수처럼 되겠다’던지 ‘특정 선수를 롤 모델로 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렇지만 대표팀에서 뛸 때 제가 정확한 때는 기억하지 않지만 아마 2007 월드컵 또는 그 전해인지 미국과 경기를 치렀는데 로건 톰(29,185cm,현 이탈리아 세리아 A1 아스텔 볼리 노바라)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어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하는 선수였어요. 그런데 톰이 2008-09시즌에 일본에서 뛰었는데(당시 그는 히사미츠 스프링스에서 뛰었다) 지난해 한일 탑매치에서 경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 때 보니까 실력이 예전만 못한 것 같아요."

 

▶ 타 종목 선수들과 많이 친하신 것 같은데요. 어떤 선수와 친하시고, 어떻게 친하게 지내시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안보미)

 

"도쿄에서 이승엽(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와 김태균(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선수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어요. 특히 (김)태균이 오빠하고 나중에 몇 번 더 연락을 했어요. 제가 아무래도 일본에서 먼저 선수생활을 해서 그런지 이것 저것 이곳 생활에 대해 물어봤어요. 그리고 골프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최나연, 지은희 선수하고 친하고,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정말 많은데. 하하. 다른 종목 선수들하고는 같이 운동을 하니까 친해질 수 있어요. 또 재활 훈련을 하면서 같은 병원이나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나 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친해지는 경우도 있죠. 연예인 중에선 이휘재 오빠랑은 연락을 가끔 하는 편이에요. 그러고 보니 친한 연예인들 중에 개그맨이 가장 많네요(웃음)."

 

▶ 일본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한 개만 말해주세요. 일본선수들이랑 쉬는 날 주로 무엇을 했나요. (김수연)

 

"가장 기억나는 일은 제가 한국에서 싸온 깻잎 조림을 가지고 왔는데 일본에선 선수들끼리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함께 먹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 때 선수들이 다들 맛있다면서 깻잎이 인기가 많았는데, 왜 깻잎이 여러 장 붙어 있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젓가락을 사용해서 한 장씩 떼줬는데 선수들이 놀랐어요.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자기가 먹고 있는 반찬이나 음식에 다른 사람의 젓가락이 포개져서 닿으면 안 된다. 죽은 사람을 기리거나 제사에서 쓰이는 방식’이라는 설명을 했어요. 아마 문화적인 관습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동료들의 반응을 보고 놀랐는데 나중엔 서로 이해를 했어요. 그리고 쉬는 날에는 동료들과 주로 같이 밥을 먹어요. 밖에 나가서 사먹기도 하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먹기도 해요. 특히 동료인 다케시다는 김치를 무척 좋아해요. 잘 먹기도 하고요(웃음)."

 

 

김연경은 올 시즌 일본 진출 초기 여러 매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본의 격주간 스포츠전문지 <스포츠그라픽 넘버>는 김연경을 신장이 좋고 공격 뿐 아니라 수비도 뛰어난 선수라고 소개했다.

 

▶ 일본에서 한 시즌 뛰면서 좋았던 점과 다음 시즌을 위해서 보완 할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안보미)

 

“일본에서 JT라는 팀에서 뛴 것 자체가 제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만일 다른 일본 팀, 예를 들어 도레이나 히사마츠 등에서 뛰었다면 출전 기회를 잡기 조금 힘들었을 수 도 있다고 봐요. JT와 잘 맞았고 동료 선수들하고 잘 지냈어요. 그리고 보완해야 할 점은 한국도 일본과 비슷하게 리시브를 강조하고 중요시하는데 일본에서는 좀 더 서브 리시브할 때 범위를 넓게 봐야 해요. 한국과 견줘 일본이 그 폭이 좀 더 넓어요. 그리고 일본리그에서 사용하는 공인구(한국은 스타에서 제조하는 공을 사용하고 일본은 미카사 제품을 쓴다. 국제대회에서 대부분이 미카사를 공인구로 채택해 사용한다. 몰텐에서 제조한 공이 쓰이는 경우도 있다)에 대한 적응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물론 대표팀이나 흥국생명에서 국제경기를 할 때 미카사 공으로 연습을 하긴 했지만 두 제품의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오프시즌에는 미카사 공하고 좀 더 친해져야죠(웃음). 그리고 체력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맞는 말이에요. 일본이 한국과 다르게 주중엔 경기가 없지만 주말 2연전을 치러요. 저도 처음엔 일본 리그의 이런 일정에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다른 팀의 외국인선수들도 ‘차라리 주중에 경기를 치르는 게 더 낫다. 토, 일요일에 연달아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힘들고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 일본배구와 한국배구 모두 경험해 보셨는데요. 어떤 차이점이 있고 한국배구가 일본배구에 본받아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정훈)

 

"이제 일본에서 한 시즌을 치렀을 뿐이기 때문에 제가 이렇다 저렇다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한국과 일본 배구가 뚜렷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별로 없어요. 경기 스타일도 비슷하고 프로리그의 경우 외국인선수가 각 팀 당 1명씩 뛰는 것도 비슷하죠. 그래도 일본이 한국과 견줘서 좀 더 세밀하고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그리고 경기를 할 때 플레이가 진행되는 속도가 좀 더 빨라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일본이 조금 더 앞을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선수들과 팀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 같아요. 대표팀을 예로 들면 일본은 전임감독제를 실시하고 한국과 견줘 (대표팀의)선수 운용 폭이 좀 더 넓잖아요. 그런 부분은 한국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 김연경 선수의 최종 목표, 꿈은 뭔가요? 다른 것에 비해 파워가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자신이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할 생각이신가요? (이혜진)

 

"최종 목표는 외국진출이었는데 일단 일본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목표를)이룬 셈이네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꿈은 올 시즌에 JT에서 준우승에 그쳤는데 다음 시즌에는 꼭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우승이 지금 세운 목표라고 볼 수 있겠네요."

 

"두 번째 대답은 네, 맞아요. 잘 지적해주셨네요(웃음). 이혜진님 얘기대로 파워가 부족합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웨이트를 늘려야죠."

 

▶ 유럽 진출은 언제쯤이면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아시아 말고 유럽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물론 국내 리그에서 못 보는 아쉬움은 있지만 더 넓은 무대로 나가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남자 배구선수(현역 중에서...)는 누가 있나요? ㅋㅋㅋ (서은숙)

 

"유럽리그 진출이 언제가 될 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단 지금 현재에 충실해야겠죠. 흥국생명에서 JT로 옮긴 상황이고 일본에서 한 시즌 더 뛰어야 하기 때문에 이탈리아나 다른 해외리그와 관련된 얘기는 좀 이른 것 같아요. 기회가 오고 때가 되면 이탈리아나 다른 유럽리그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역 남자선수 중에선(잠시 말을 멈춘 뒤에) 문성민(터키 할크방크) 선수에요. 대표팀에 있을 때 태릉선수촌에서 종종 본 적은 있는데 서로 말을 하거나 아니면 제가 먼저 얘기를 건 적은 아직 없어요. (한)유미 언니와는 서로 얘기를 잘 하고 그러던데, 성민 선수가 아무래도 먼저 해외리그에 진출했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 보고 싶었어요."

 

▶ 지금까지 배구하면서 가장 후회된 적은? (김승호)

 

"운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딱 한차례 있었어요. 중학교 다닐 때 인데 당시에 제 키가 배구를 하기엔 조금 작은 키였어요. 그때 168cm정도였는데 ‘왜 배구를 하고 있을까?’라고 후회했었어요. 그래도 당시엔 공부 보다 운동하는 것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배구 말고 다른 종목으로 옮겨볼까 고민도 했어요."(어떤 종목으로 바꾸려 했는지 물어보자 ‘축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연경은 이날 인터뷰를 위해 평소 잘 하지 않는 화장을 했다. 촬영 도중 숙소에서 나온 흥국생명의 동료선수들은 김연경에게 ‘무슨 날이길래 화장을 다했느냐?’, ‘화장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냐’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 배구 선수는 누구인가요? 물론 본인을 포함해서요. (김현규)

 

"저를 포함시켜도 되나요, 하하. 전민정, 한송이, (한)유미 언니를 꼽겠습니다. 아 그리고 김수지(현대건설 센터)도 예쁘다고 생각해요. 수지는 저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계속 한 팀에서 뛴 ‘베스트 프렌드’에요(웃음). 프로에 와서 팀이 다르지만 가장 절친한 친구입니다. (황)연주 언니가 예쁘다고요? 제가 볼땐 안 예뻐요(웃음)."

 

▶ 자신에게 분홍색이 어울리나요 초록색이 어울리나요? (이원준)

 

"JT는 제가 입단하기 전인 2008-09시즌 유니폼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색상이랑 디자인이 더 괜찮은 것 같은데 올 시즌에 (유니폼의)색깔하고 디자인이 모두 바뀌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홈 보다는 원정 경기를 치를 때 입는 흰색 유니폼이 정말 맘에 들어요. JT의 홈 유니폼과 비교하면 흥국생명의 유니폼이 더 마음에 들어요."

 

▶ 실례 되는 질문입니다만 손으로 사람 얼굴 때리신 적 있으신가요? (김정진)

 

"지금은 그럴 일이 없고 그래선 안 되겠죠(웃음). 솔직하게 말하면 초등학교랑 중학교 다닐 때는 그런 적이 있어요. 운동이나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친구들하고 다툴 때도 있고요.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던 것 같아요. 맞은 친구 중에 턱을 좀 다친 경우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당시에 자주 그랬던 건 아니에요."

 

▶ 김연경에게 배구란? (정현철)

 

"인생 그 자체죠, 삶이라고 해야 할까. 아. 이 질문이 나올 것 같았는데 역시 있네요. 예전에 KBS N 스포츠에서 했던 <스페셜 V>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같은 대답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 김연경 선수는 머리 길러서 묶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민경자)

 

"지난해 여름에 대표팀에서 운동할 때 마음먹고 한 번 머리를 길러봤어요. 그때 머리가 지금보다 더 많이 자라서 연습할 때 뒤로 묶었는데 정말 어색했어요.. 저도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이상하기도 하고(웃음) 대표팀에서 언니들이 다들 어색하다고 얘기를 많이 했고, 머리가 길어서 운동할 때 마다 일일이 묶어야 하는 등 손이 좀 많이 가고요. ‘머리 묶을 시간에 운동 준비나 더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다시 전처럼 짧은 머리로 돌아갔어요. 긴 머리보다는 짧은 머리가 좀 더 편해요."

 

▶ 너무 예뻐진 연경선수- 연냄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그 별명 들었을 때 어땠나요? (이혜진)

 

"귀여운 느낌이 들었어요. ‘연냄’이라는 단어에 어떤 뜻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팬들이 제게 붙여준 별명이니까 괜찮아요."

 

▶ 문성민 선수 닮았다는 말 못 들어봤나요? (임현덕)

 

"하하, 네 그런 얘기 들어봤어요. 그 전에는 김세진(현 KBS 스포츠 배구해설워원, 전 삼성화재) 선수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는데, 제 생각엔 안 닮은 것 같아요(웃음)."

 

(김세진 위원과 예전에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김연경 선수와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듣지 않느냐?’고 물었다. 당시 김위원은 "그런 말을 종종 들었다"면서 "내가 봐도 좀 비슷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아마 (김)연경 선수가 키가 커서 더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 농구선수 방성윤 닮았다는 말 들으시나요? (김찬규)

 

"네?(놀라면서)방성윤 선수 닮았다는 얘기는 오늘 처음 들어보네요. 제가 생각해봐도 방성윤 선수와 전혀 안 닮은 것 같아요. 모델이자 탤런트인 변정수 닮았다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종종 들었어요"

 

▶ 만약에 배구계를 떠나면 연예계 진출이나 모델 하실 생각은 없나요? (정바른)

 

"그쪽에서 제의가 와야 할 수 있겠죠(웃음). 만약 제의가 온다고 해도 현재로선 그 일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반반이에요. 그리고 아직은 배구선수로 더 뛸 수 있는 나이고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선수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일단 서른 넘어서까지 계속 선수로 뛰었으면 해요."

 

▶ 한번쯤 스캔들이 났으면 싶은 사람은?? ^^; (ex. 연예인, 배구선수 포함) (김정숙)

 

"대답하기 어려운데요. (잠시 생각을 한 뒤)그냥 꼭 집어서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네요. 그냥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하고 스캔들이 났으면 해요. 하하"

 

▶ 배구선수들은 같은 소속팀이 아니라도 두터운 친분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정기적인 모임이 있나요? 모임에서는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나요? 배구 이야기를 많이 하나요? (김민지)

 

"선수들끼리 따로 모임을 만들거나 단체를 조직한 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정규시즌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잘 만날 순 없지만 오프시즌에는 친한 선수들끼리 자주 보고 그래요. 서로 시간이 잘 맞아야 볼 수 있는 거죠. 만나서 가족 문제, 고민거리 등을 서로 얘기하곤 하죠. 사적인 대화를 제외하면 대표팀과 관련된 얘기를 주로 나누는 편이에요. 그리고 소속팀과 관련된 경우는 (같은 팀에 소속된 경우가 아닌 경우)솔직하게 모든 걸 다 털어 놓지는 않아요(웃음). 아무래도 각 팀들의 이해관계 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겠죠."

 

스타인터뷰 류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