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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청부사’ 김연경, 명성 이어가나 | 2019/04/25

세계 최고 여자배구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김연경(31)은 특히 화려한 우승 경력으로 더욱 명성을 떨쳤다. 2005~2006시즌 V리그 흥국생명에서 프로로 데뷔해 2008~2009시즌까지 3번 챔피언에 오른 뒤 2010~2011시즌 일본리그에서도 정상에 등극했다. 이후 여자배구 세계 최고리그로 손꼽히는 터키리그에서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두 번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가는 곳마다 팀을 정상에 올렸다. 팀이 위기에 빠질수록 더 강력해지는 공격력에 리시브와 수비까지 탄탄한 그는 강팀을 우승권 전력으로 끌어올릴 힘이 있었고, 그랬기에 챔피언을 노리는 팀들은 모두 김연경을 탐냈다.

 

이는 올 시즌 김연경을 새로 영입한 엑자시바시도 마찬가지다. 엑자시바시는 페네르바체, 바키프방크 등과 함께 터키 여자배구리그를 3분하는 강호지만 2011~2012시즌 이후로 7시즌째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시즌은 티야나 보스코비치(22), 조던 라슨(33)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며 우승의 꿈을 접었다. 결국, 우승이 간절했던 엑자시바시는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던 ‘우승청부사’를 삼고초려 끝에 모셔왔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우승청부사’가 위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김연경의 활약으로 엑자시바시가 첫판을 잡아낸 것. 엑자시바시는 25일 터키 이스탄불 바키프방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풀세트 혈전 끝에 바키프방크를 3-2(23-25 25-17 25-19 18-25 15-12)로 잡아냈다.

 

짜릿한 역전극의 중심에 김연경이 있었다. 중국 출신 공격수 주팅(25)을 앞세운 바키프방크의 맹공에 1세트를 아깝게 내준 엑자시바시는 2세트 들어 거센 반격에 나섰다. 김연경이 수비와 리시브로 탄탄하게 후위를 지키며 알짜배기 득점까지 올려주는 가운데 보스코비치(35득점)의 공격이 터지며 2, 3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그러나 엑자시바시는 4세트를 잃으며 좋은 흐름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했다.

 

이 순간 김연경이 위력을 발휘했다. 최종 5세트에 무서운 집중력으로 연달아 득점을 터뜨리며 상대를 무너뜨린 것. 엑자시바시는 최후의 순간에 주포 보스코비치가 아닌 김연경에게 승부를 맡겼고 그는 팀이 맡긴 책임을 완벽하게 완수했다. 팀 득점 15점의 절반이 넘는 8득점을 올린 김연경의 대활약으로 치열했던 챔프전 1차전은 엑자시바시의 승리로 끝났다. 5전 3승제의 챔프전 승부에서 기선을 제압한 엑자시바시는 꿈에 그러던 7시즌 만의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세계일보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