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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쉴 틈이 없네 | 2019/04/01

터키컵 이어 리그 우승 도전

연속 출장으로 쉬기로 했다가 위기 상황서 들어가 판세 뒤집어

 

"터키컵은 우승했으니, 이제 터키리그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죠."

 

'배구 여제' 김연경(31·엑자시바시)은 본지 전화 인터뷰서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시즌 중국에서 활약하다 올해 다시 터키리그로 복귀한 김연경은 소속팀 엑자시바시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고, 현재 최종 우승을 향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1번 시드를 받은 엑자시바시는 31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터키 여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 8강 2차전에서 8번 시드 베일릭뒤쥐에 세트스코어 3대1(25―15 21―25 25―18 25―23)로 승리,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마무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김연경은 당초 이날 경기에 뛰지 않을 예정이었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와 터키컵, 플레이오프 8강 1차전까지 내리 출전했기 때문에 이날 휴식이 보장돼 선발 출장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4세트 들어 팀이 7―14로 뒤지며 위기에 몰리자 모타 감독이 김연경에게 구조신호를 보냈다. 김연경이 코트에 서자 경기 분위기가 바뀌었고, 엑자시바시는 25대2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연경의 득점은 3점뿐이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김연경은 "팀 로테이션상 경기에 뛰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혹시 몰라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했다. 엑자시바시는 준결승(3전2선승제)서 갈라타사라이-베식타스 전 최종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연경은 올 시즌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의 맞수 엑자시바시 유니폼을 입었지만 변함없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는 "코트에 서면 페네르바체 시절 팬들이 불러주던 응원가가 그대로 흘러나온다"며 "엑자시바시 팬들이 옛날 응원가를 불러주니 감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공을 잡을 때마다 'Kim(김)'을 외쳐주니 힘이 절로 난다"고 했다.

 

김연경은 "우리 팀이 우승하려면 결승서 만날 가능성 있는 바키프방크와 페네르바체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바키프방크는 지난 시즌 터키리그, 터키컵 등 5관왕 팀이고, 페네르바체는 영원한 라이벌이다"고 했다. 올 시즌 엑자시바시는 정규 리그에서 바키프방크와 두 차례 맞붙어 1승1패, 페네르바체엔 2승을 거뒀다.

 

김연경은 지난 25일 시즌 터키컵 대회 결승전에서 페네르바체에 3대1 역전승하는 데 기여했다. 김연경은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상대로 16득점하며 7년 만에 팀을 터키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팀 포스트 시즌 일정 때문에 4월 5, 7일 태국에서 열리는 한국·태국 올스타 수퍼매치에 불참한다. 김연경은 "한·태전에 참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대신 리그 우승 소식을 꼭 전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정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