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여자스타들 "김연경 물건이네" | 2006/03/26
'76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나는 작은 새' 조혜정(53)씨 등 왕년의 여자배구 스타들이 '슈퍼루키' 김연경(18.흥국생명)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혜정씨는 26일 프로배구 KT&G 2005-2006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후배인 유경화(52)씨와 함께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았다.
평소 절친한 사이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오랜만에 배구장 나들이에 나섰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올해 여자 배구에 걸출한 선수들이 많이 발굴돼 뿌듯하다"면서 "특히 김연경은 정말 대단하더라. 김연경이 뛰는 동안 여자 배구가 다시 한번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찬사를 듣는 김연경은 올 시즌 공격부문 1위를 싹쓸이하며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새내기.
조혜정씨는 "김연경이 뛰는 걸 봤는데 키도 큰데 힘과 유연성에 대담성까지 갖춰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더라"면서 "경험만 조금 보태면 세계적인 선수로 대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터 출신 유경화씨 역시 "올들어 특히 여자 배구 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면서 "김연경 정말 대단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들은 충고도 잊지 않았다.
유경화씨는 "우리 때는 더블 세터 시스템이라 공격 루트가 다양했는데 지금은 너무 단조롭고 파워도 오히려 떨어진다"면서 "좀 더 밀도 있는 경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한 마디.
조혜정씨는 여자 배구가 내년부터 남자처럼 용병을 도입키로 한 것에 대해 "물론 용병이 들어와 새로운 볼거리를 주고 새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 상조가 아닌가 싶다"면서 "지금은 내실을 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경화씨는 "용병 도입을 환영한다"면서 "외국인 선수가 들어와 힘이 넘치는 공격을 해 관중들에게 시원한 배구를 선사하면 여자 배구의 인기가 전체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씨는 용병이 들어오면 국내 선수의 기회를 잠식하지 않느냐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팀 창단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우리 때만 해도 팀이 11개나 있었는데, 지금은 5개 밖에 없으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