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메이커’ 김연경, 일본 격파 선봉 | 2009/11/06
여자배구 대표팀, 그랜드챔피언스컵 출전 위해 일본으로
“아이, 아파!”
세터 김사니가 완벽한 토스로 멋지게 공격을 성공시키고 김연경과 손을 마주친 뒤 내지르는 소리다. 이번엔 센터 김세영이 속공을 해내자 김연경은 손을 마주친 뒤 엉덩이를 툭툭 건드려댄다. 시즌을 앞두고 프로 감독들이 모두 고사하는 바람에 대한배구협회 강화위원장이면서 대표팀 감독을 떠맡은 류화석(57·수원시청) 감독은 “허허!”하며 웃어버린다.
국내 1호 외국 진출 여자선수 김연경(21·일본 JT마블러스)은 대표팀의 확실한 분위기 메이커다. 6일 경기도 수원시 한일전산여고 체육관. 연습이 끝나자 류 감독이 1세트짜리 연습경기를 주문했다. 상대는 남자 코치진이 3명이나 포진한 강팀이다. 남자 코치의 강스파이크를 리베로 김해란이 반사적인 신경으로 받아낸 것을 김연경이 멋지게 상대 코트에 내리꽂는다. 기회를 놓칠 새라 김연경은 4살이나 많은 ‘키작은’ 선배를 폭 감싸안는다. 일본에서 귀국해 대표팀에 가장 먼저 합류한 김연경은 “체육관이 모교이고, 대표팀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며 “선수 면면이 좋아 일본전은 해볼만 하다”고 욕심을 보였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활기찬 분위기와 좀 다르다. 장윤희 해설위원은 “대회 주최국인 일본이 중국 대신 우릴 초청한 것이 희생양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류 감독도 “덤탱이는 쓰겠다”면서도 “프로리그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대표팀 합숙훈련에 중점을 둔 일본이 부럽다”고 했다. 여자대표팀은 브라질, 이탈리아, 도미니카, 타이, 일본 등 대륙별 챔피언들이 격돌하는 그랜드챔피언스컵 출전차 8일 일본으로 떠난다. 10일 첫 경기 상대가 일본. 한 번씩 맞붙어 최종순위를 가린다.
한겨레 권오상 기자 k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