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적협상 다시 원점 | 2013/01/22
‘2년간 해외진출 뒤 국내 복귀’
흥국생명 제안, 김연경이 거절
터키 구단과 이적료 협상도 결렬
‘배구 여제’ 김연경(25·터키 페네르바흐체·사진)과 원 소속팀 흥국생명 간의 싸움이 재점화됐다.
흥국생명은 22일 “김연경에게 ‘2년간 해외 진출 후 국내 복귀’를 제안했으나 김연경이 이를 거부했고, 마지막으로 ‘완전 이적’까지 제안했으나 페네르바흐체 구단에서 이적료가 맞지 않는다는 논리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권광영 흥국생명 단장이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와 함께 18일 터키로 건너가 김연경과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흥국생명에 따르면, 김연경은 미리 전자우편을 통해 ‘흥국생명과의 계약은 올해 6월30일 종료되도록 작성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협상에서도 이를 굽히지 않았다. 소속팀 페네르바흐체 또한 유럽에는 포스팅 제도가 없다는 이유로 흥국생명이 제안한 이적료를 거부하고 ‘연봉의 5~7% 수준’을 고수했다. 마지막 협상까지 결렬되면서 김연경과 흥국생명 사태는 3개월 이전으로 돌아갔다.
2012 런던올림픽 직후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신분’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고 주장했고, 흥국생명은 여전히 ‘임대 신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국제배구연맹(FIVB)은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 선수’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김연경이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반발하면서 사태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정치권까지 나서게 됐다.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은 작년 10월22일 모임을 갖고, “당장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되 3개월 내에 김연경이 흥국생명 선수로 페네르바흐체와 임대 계약을 하고 한국배구연맹은 조속히 관련 자유계약선수 규정을 보완한다”는 협의사항을 내놨다. 대한배구협회 또한 11월23일 김연경과 흥국생명에 공문을 보내 “위 결과는 중재안이 아닌 결정사항이다. 김연경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2013~2014 시즌 이적동의서 발급을 불허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계약 마감 시한까지 둘 사이의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고, 자유계약선수 관련 규정 보완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터키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신분’을 두고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겨레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