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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란 "힘내 연경아, 언제나 네가 최고야" | 2012/11/22

 

지난여름 한국 여자배구는 기나긴 동면에서 벗어나 런던 하늘 높이 비상했다.

 

36년 만에 달성한 '올림픽 4강 신화'는 배구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비록 동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강호들을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다.

 

5월초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모인 12인의 '태극 낭자'들은 동일한 목표를 향해 진군했다. 모진 파도와 비바람이 닥쳤지만 모든 것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 이러한 원동력은 하나로 뭉친 끈끈한 '동료애' 때문이었다. 선수 대부분이 "우리는 자매 같다"라고 말한 이들의 추억을 되돌아보기 위해 12인이 서로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코너를 마련했다.

 

네 번째 러브레터 - 김해란(28, 도로공사)이 김연경(24, 페네르바체)에게 보내는 편지

 

▶ 후배였지만 너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았어

 

안녕 우리 연경이.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까 많이 어색하네. 대표팀에 있는 동안 너와 함께 생활하면서 배운 점이 많았어. 그리고 너무 재미있었던 일도 많았던 것 같아

 

힘든 일도 많았지만 너는 항상 긍정적이었지 팀의 에이스로서 부담감도 많았을 텐데 모든 것을 스스로 이겨내고 코트에 우뚝 선 너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언니지만 너에게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아. 함께 운동을 하면서 재미있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

 

지난 여름의 추억이 됐지만 이번 대표팀은 최고였어. 우리 언니들도 너무 좋았고 후배들도 그랬으니까.

 

▶ 또 하나의 가족. 그 중심에는 네가 있었다

 

소속 팀 이외에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것 같아 너무 뿌듯하다. 너는 원체 성격도 활달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라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기를 전해주는 것 같았어. 경기를 할 때는 사기를 높이기 위해 거친 행동(?)도 했지. 우리 팀에 있는 (하)준임이에게도 파이팅 좀 크게 하라고 다독여줬는데 항상 열정적인 네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은 이렇게 떨어져서 각자 팀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시간내서 꼭 얼굴 보고 싶어. 네가 터키로 떠나기 전 우리 12명은 다시 한번 모였는데 그 시간도 정말 즐거웠다.

 

▶ 항상 힘내길 지금도 네가 최고야

 

돈은 네가 훨씬 더 많이 벌겠지만 얼굴 보면 언니가 밥 사줄게. 터키에서 맛있게 해먹을 수 있는 잡채 재료도 보내주겠어.

 

먼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을 텐데 아프지 말고 항상 잘 지내길. 지금도 네가 최고지만 더욱 높은 정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기원할게. 우리 동남이(김연경의 별명) 해란이 언니 잊으면 안 된다.

 

항상 힘내길 기원하며 잊지 않았지? 넌 최고라는 것을. 연락할게.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