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세계 향한 '강 스파이크' 통했다 | 2012/08/06
세계에서도 통했다.
'월드스타' 김연경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AGAIN 1976'을 노리는 여자 배구대표팀의 확실한 해결사다. 2012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다섯 경기에서 총 137점. 내로라하는 세계 정상급 공격수를 압도하는 발군의 기량이다.
김연경은 세계랭킹 1위 미국과의 예선 1차전에서 두 팀 최다인 29점(공격성공률 30.16%)을 성공시켰다. 1-3으로 패했지만 이어진 활약의 서막에 불과했다. 세르비아(6위)를 맞아 34점(59.52%)을 폭발시킨 뒤 강호 브라질(2위)을 상대로도 21점(34.04%)을 몰아쳤다. 덕분에 한국은 2003 그랑프리대회부터 13차례 맞대결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브라질을 3-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여자배구 '해외파 1호'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이다. 2009년 임대 신분으로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김연경은 지난해 터키 페네르바체로 둥지를 옮겨 2011~2012시즌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득점왕,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풍부한 국제무대 경험은 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22연패 사슬을 끊은 일본전 승리는 덤. 체력안배를 위해 그가 빠진 2012 월드리그에서 한국은 1승8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팀 내 비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올림픽을 앞두고 찾아온 원 소속팀과의 이적 분쟁은 최대고비였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추스르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상대 집중 견제를 뚫고 내리 꽂는 스파이크는 응어리진 아픔을 토해내는 듯 했다.
김연경의 활약을 발판으로 한국은 '죽음의 조'를 벗어나 당당히 8강에 올랐다. 1976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의 영광은 넘지 못할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