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일본에 0대 3 완패 '노메달'…김연경의 '나홀로 활약', 日 조직력에 막혀 | 2012/08/11
3-4위전에서 0-3 완패..’1976년 영광’ 재현 실패
’슈퍼스타’ 김연경 런던올림픽 득점왕 예약
‘배구계의 메시’ 김연경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일본에 패해 36년 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15위인 한국 대표팀은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배구 3~4위전에서 세계랭킹 5위인 일본에 세트 스코어 0-3(22-25 24-26 21-25)으로 졌다.
한국에서 사상 첫 구기종목 메달을 안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영광을 36년만에 재현하려던 꿈은 ‘숙적’ 일본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됐다. 몬트리올에서 일본에 0대 3으로 패배해 결승진출이 좌절됐던 아픈 기억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반복됐다.
하지만 한국 여자 배구는 예상밖의 선전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예선에서 미국(1위), 브라질(2위), 중국(3위), 세르비아(7위), 터키(8위)와 함께 ‘죽음의 조’ B조에 배정돼 예선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대한배구협회마저 직원 한 명도 런던에 보내지 않아 김형실 감독이 사소한 잡일까지 도맡아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김연경의 독보적인 활약을 앞세워 조별예선에서 강호 세르비아를 사상 처음으로 격파하는 등 승점 8점을 챙기며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도 세계 랭킹 4위인 강호 이탈리아에 세트스코어 3대 1로 8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비록 졌지만 4강에서는 세계 최강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3~4위전에서도 비록 0대 3으로 졌지만 일본과 매 세트 접전을 벌이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은 대회 득점왕을 사실상 확정한 김연경의 거침없는 활약에도 불구하고 '원맨팀'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력을 내세운 일본에 승리를 내줬다.
1세트 초반 열세를 뒤집으며 9-9 동점상황까지 만든 한국은 김연경의 공격력을 앞세워 사코타 사오리·키무라 사오리가 버틴 일본과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하지만 키무러의 허를 찌르는 공격과 김연경의 범실로 점수를 내주며 22대 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1-7까지 뒤졌다. 김형실 감독이 주전 세터 김사니를 빼고, 이숙자를 투입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고 블로킹까지 되살아난 한국은 듀스 상황까지 만들었지만 결정적인 고비에서 또다시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허무하게 2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3세트에서는 10-8까지 리드를 잡았지만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한 일본의 조직력에 막히면서 역전을 허용해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한편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22득점을 추가하며 총 207득점을 기록해 2위인 데스티니 후커(미국·147득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대회 득점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