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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왕좌 탈환 실패’ 마무리가 아쉬웠던 김연경과 엑자시바시 | 2019/05/06

터키 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이 준우승으로 터키 복귀 첫 시즌을 마쳤다.

 

엑자시바시는 5일 바키프방크와 터키 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0-3으로 패해 다시 한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017~2018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바키프방크를 맞아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지만 2년 연속 무릎을 꿇었다.

 

한 시즌 만에 터키 리그로 돌아와 엑자시바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힘쓴 김연경도 이번에는 고배를 마셨다. 4차전까지 활약은 준수했고 1차전에는 5세트 최고의 활약으로 팀에 1승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5차전 활약은 앞선 경기들에 비하면 부족했다.

 

5차전에서 김연경은 팀에서 가장 많은 31번의 리시브를 기록했고 리시브 성공률(Positivity % 기준)은 48%였다. 리베로 심제 아쾨즈가 흔들리는 걸 막기 위해 4차전에서도 더 많은 리시브를 소화한 김연경이지만 이날은 이전만큼 안정적으로 볼을 올려주지 못했다.

 

리시브보다 아쉬웠던 건 공격이었다. 이날 김연경은 공격 성공률 38%에 득점은 8점에 그쳤다. 1세트에는 7번의 공격 시도 중 범실이 4개로 무득점에 묶였고 2세트에 첫 득점 포함 2점을 올렸다. 3세트 뒤늦게 폼이 올라오며 공격 성공률 67%에 6점을 올렸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쉽지 않았다.

 

김연경은 정규시즌 83세트를 소화하면서 총 305점으로 팀에서 티아나 보스코비치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1%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아홉 경기에 출전해 총 108점을 기록해 역시 보스코비치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리시브에서는 심제 다음으로 많은 총 452회를 기록해 공수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했다. 한 시즌 만에 터키 리그로 돌아와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최종 목표였던 터키 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엑자시바시 전체로 봤을 때는 시리즈 내내 지적됐던 미들블로커와 세터 차이가 5차전에서도 드러났다. 5차전 미들블로커가 기록한 득점은 바키프방크가 18점, 엑자시바시는 5점에 그쳤다. 바키프방크가 리시브가 안정된 상황에서 수시로 속공과 이동 공격을 섞어 공격을 다양하게 진행한 반면 엑자시바시는 측면 공격수에 크게 의존했고 공격수 컨디션에 따라 팀 전체 공격력이 크게 좌우됐다. 엑자시바시 두 세터, 감제 킬리치와 에즈기 딜리크가 안정적인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주지는 못한 것도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리시브가 흔들린 이후 올라오는 이단 연결에서도 차이를 드러낸 두 팀이다. 바키프방크는 리베로 기젬 오르게를 포함해 대부분 선수가 안정적인 이단 연결을 보여주며 공격이 원활히 이어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엑자시바시는 이단 연결에서 바키프방크만큼 안정적이지 않았고 그만큼 공격 범실도 늘어났다(엑자시바시 공격 범실 17개, 바키프방크 3개).

 

바키프방크 지오반니 구이데티 감독의 용병술에도 밀렸다. 구이데티 감독은 5차전 선발 아포짓 스파이커로 2~4차전 결장한 로네크 슬뢰티스를 다시 내보냈다. 슬뢰티스 합류로 바키프방크는 앞선 경기보다 더 빠른 템포로 경기를 풀어갔고 엑자시바시는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미들블로커 조합에 변화를 준 것도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2년 연속 바키프방크에 무릎을 꿇었던 엑자시바시는 이미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약점으로 꼽히는 미들블로커 보강을 위해 카라욜라리로부터 젊은 미들블로커 야스민 귀벨리를 영입했고 베이릭뒤주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에르귈 아브치도 영입했다. 이모코 발리 코네글리아노로부터 세터 요안나 볼로쉬를 영입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시 한번 터키 리그 우승에 실패한 엑자시바시가 어떤 변화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스파이크 서영욱 seoyw9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