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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 터키 이어 中도 ‘점령’ | 2017/12/01

서브득점 1위·득점 3위 올라

상하이 8전승 무패행진 주도

 

‘배구 여제’ 김연경(29·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사진)이 터키에 이어 중국 무대까지 평정했다. 2011년 터키 페네르바체에 입단해 6시즌 동안 7차례 우승을 이끈 김연경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국 상하이로 이적했다. 지난 10월 27일 중국리그 개막과 함께 김연경의 고공비행이 펼쳐졌다. 김연경은 1일 기준으로 서브 득점 1위와 득점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연경이 가세한 상하이는 개막전부터 8연승을 달리고 있다.

 

중국리그는 7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며, 14개 구단 중 전승은 상하이가 유일하다. 상하이는 1996∼1997시즌부터 2000∼2001시즌까지 5차례 연속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16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6위. 올 시즌에도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상하이엔 중국 국가대표가 1명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연경으로 인해 파죽의 연승행진을 펼치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상하이는 주득점원인 김연경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28일 열린 윈난과의 경기엔 투입하지 않았다. 윈난이 꼴찌이고, 김연경에게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김연경의 에이전시인 인스포코리아의 임근혁 차장은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상하이는 김연경의 몸관리에 무척 신경을 쓴다”며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보장하는 등 각별하게 김연경을 대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연경은 상하이에 잘 적응했다. 터키에 비해 음식이 잘 맞는 편이고, 한국 물품을 구하기도 쉽다. 하지만 팀 내 유일한 외국인 선수이기에 외로움을 탈 수밖에 없다. 터키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여럿 있어 어울릴 수 있었지만, 상하이 구단으로 옮긴 뒤엔 혼자가 됐다. 중국 선수들은 훈련과 경기를 마친 뒤 가족, 친구와 함께 ‘퇴근’한다. 그래서 김연경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후원자가 됐다. 비행기로 12시간 이동하던 터키와 달리 상하이는 2시간 정도면 건너갈 수 있다. 김연경의 부모는 자주 상하이로 가 김연경을 돌보고 있으며, 시즌 초반인 요즘엔 상하이에서 가족이 함께 지내고 있다.

 

 

문화일보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