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유종의 미…'월드 클래스' 김연경 그랑프리 3관왕 | 2014/08/18
세계여자배구대회 결선행은 실패
김연경, 득점·공격·서브 대회 3관왕…
한 경기 최다득점(42점) 신기록 수립
중국·일본에 패…인천AG 금메달 부담
‘에이스’ 김연경(26·페네르바체)을 앞세운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3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르비아에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적 분쟁 아픔을 털고 이번 대회에서 주장으로 활약한 김연경은 그랑프리 3관왕을 달성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마카오의 마카오 포럼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3-1(20-25, 25-23, 25-19, 26-24)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치른 중국(15일), 일본(16일)과의 경기에서 각각 1-3, 2-3으로 패했던 한국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일부터 경기 화성, 브라질 상파울루, 마카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9경기 4승 5패(승점 13점)를 기록하며 제1그룹 8위를 기록했다.
김연경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득점, 공격, 서브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뚫고 9경기에서 242득점(블로킹 13점, 서브 19점)을 기록했다. 터키의 네리만 오즈소이(168점)를 크게 따돌리고 선두에 올랐다. 상파울루에서 열린 러시아전에선 그랑프리 한 경기 최다 득점(42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총 상금 9000달러(약 916만원)를 받게 됐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은 지난 3월 막을 내린 2013∼2014시즌 유럽배구연맹(CEV)컵 대회에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 선수에 올랐고, 터키리그 득점·공격 부문 2관왕을 차지하며 유럽에서 대활약 중이다. 하지만 ‘월드 클래스’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다.
지난 2012년 불거진 흥국생명과의 이적 분쟁으로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만 했다. 올 1월 국제배구연맹(FIVB) 항소위원회가 “흥국생명을 김연경의 원 소속 구단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지난 5월 대한배구협회와 터키 페네르바체 구단이 김연경의 이적료에 합의하고 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2년간 이어진 이적 분쟁은 마침내 종결했다. 오랜 기간 이어져온 아픔을 털고 선수 생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이끌며 이번 대회 뛰어난 실력을 입증한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에 한걸음 다가갔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이뤄낸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9월 19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김연경은 “금메달 획득은 100% 가능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라이벌팀인 중국과 일본에게 이번 대회에서 패하며 부담감을 안게된 대표팀은 중국의 ‘장신배구’와 일본의 촘촘한 수비 조직력을 뛰어 넘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대회 패배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김연경은 마지막 경기 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어제 져서 힘들었다. 그러나 오늘 승리로 마지막 그랑프리 경기를 잘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 초반에는 서브 등이 잘 안됐는데 중간에 서브 잘 되기 시작한 게 경기 흐름 반전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또 개인 SNS를 통해 “드디어 그랑프리가 끝이 났네요. 끝까지 고생한 우리 선수들 너무 수고 많이 하셨고요. 아시안게임까지 더 힘냅시다”라는 글과 함께 3관왕 수상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