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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언니 강스파이크에… 동호회원·수강문의 ‘폭발’ | 2021/10/21

■ 도교의 영광, 생활체육으로 꽃피다 - 배구

고급기술 지도 강남 배구클럽

“올림픽후 전화 3대 불났었죠”

수강대기 많아 강사·지점 늘려

매주말 서울로 원정훈련 교사

“기량 늘어 이곳에 오면 힘 나”

 

김연경(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사진)을 필두로 한 여자배구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다시 썼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획득은 무산됐지만, 여자대표팀은 경기마다 투혼을 발휘,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위안을 안겼다. 특히 신체조건의 열세에도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강인한 승부근성을 발휘, 도쿄올림픽의 ‘히트상품’ 중 하나로 꼽히며, 롤모델이 됐다. 도쿄올림픽 기간은 물론이고 끝난 뒤 대한민국배구협회로 ‘배구를 하고 싶다’는 일반인들의 문의가 쇄도했고, 협회는 거주지역에 맞춰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클럽, 동호회 등을 안내하고 있다.

 

생활체육에서 배구는 이미 상위권이다. 9인제, 동호인 대회에 참가하는 수준급 기량의 순수아마추어는 1600여 명에 이른다. 대한체육회 지원포털에 따르면, 배구 등록인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2604명이다. 그런데 배구는 단체종목이다 보니 여러 팀에서 ‘중복’ 활동하는 동호인이 많고, 등록하게 되면 소속팀 변경이 어렵기에 생활체육 등록 비율은 실제보다 떨어지는 편이다.최근엔 기본기부터 고급 기술까지 익힐 수 있는 클럽이 부쩍 늘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VTC배구트레이닝센터. 학생과 직장인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코로나19 탓에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기에 더 힘들었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공을 받고 때렸다. 자신의 훈련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동작을 분석하는 동호인도 눈에 띄었다. 초보반부터 세터반까지 지도자의 설명을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최윤석(32) 대표는 “열의가 무척 뜨겁다”면서 “스포츠는 뿌린 만큼 거두기에 실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VTC배구트레이닝센터는 서울 및 인천 지역 4개 지점이 있다. 선수 출신인 최 대표는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수강 상담을 위해 사용하는 전화기 3대에 쉴새 없이 벨이 울렸고, 배구를 배우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적어도 2배 이상 늘었다”면서 “얼마 전 지점을 2곳 확장했고, 여전히 대기자가 많아 올해 안으로 2개 지점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구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기에 몸싸움이 없다. 그리고 근력과 신체 밸런스, 점프력 등을 강화할 수 있다. 어린 학생들에겐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자녀를 데리고 왔다가 엄마가 배구에 빠져 배구를 배우고. 연인이 함께 손잡고 ‘배구연애’를 하는 사례도 있다. 학생, 교사, 직장인, 프리랜서, 주부 등이 배구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다.

 

세터반 윤호진(27) 씨는 초등교사로 매주 주말마다 충남 당진에서 서울로 올라와 배구를 수련한다. 윤 교사는 “주말마다 장거리를 이동하지만 기량이 늘고 있기에 이곳에만 오면 힘이 난다”면서 “당진 지역에는 배구 동호회가 10개 정도 있고 리그를 진행할 정도로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다”고 전했다. 윤 교사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배구를 통해 다 날려버린다”면서 “동호회에서는 공격수이고 세터를 하겠다니까 안 시켜줬는데 기본기부터 시작해 기량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역시 세터반인 김우리(31) 씨는 “이곳 외에 따로 활동하는 동호회가 있는데, 최근 두 달 만에 회원이 두 배로 늘어났다”면서 “(코로나19 탓에 동호회 체육관 대관이 어려워) 다 같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라 이곳에서 운동하고 있고, 동호회 동료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배구를 시작하고 5년 정도 지났다”면서 “동호회에서 대회에 출전했는데 계속 지기만 해서 실력을 길러볼 생각으로 이곳으로 왔다”고 덧붙였다.

 

VTC배구트레이닝센터에서 취미로 배구를 익혔던 남녀 초등학생이 최근 중학교 배구부에 스카우트됐다. 국내에선 중학교부터는 엘리트스포츠로 간주한다. 최 대표는 “그 학생들은 배구를 시작한 지 4, 5개월 만에 엘리트 선수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생활체육에서 엘리트스포츠로 넘어가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해원 기자(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