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제선 운항 중단.. 김연경, 당분간 귀국 못한다 | 2020/03/28
책임감 때문에 시즌 종료 기다리다 발 묶여.. 외국인 3명은 이미 떠나
김연경(32세·192cm)이 당분간 한국으로 올 수 없게 됐다. 터키 정부가 모든 국제선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연일 급증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누적 5000명을 돌파하자,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가 있기 직전까지는 터키에서 카타르로 가는 비행기편이 있었다. 김연경도 카타르를 경유해서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이미 소속팀 에자즈바쉬의 외국인 동료들 중에는 자국으로 가는 비행기편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떠난 선수들도 있었다.
에자즈바쉬의 올 시즌 외국인 선수는 총 6명이다. 그 중 주 공격수인 보스코비치를 비롯해, 미국 출신의 로이드, 손자 뉴컴 등 3명은 이미 고국으로 돌아갔다. 김연경, 나탈리아(브라질), 기브마이어(미국) 등 3명의 외국인 선수만 현재 터키에 남아 있다.
돌아올 수 있었지만, '의리와 책임감' 택한 김연경
김연경도 귀국하겠다고 마음만 먹었다면 이미 돌아올 수 있었다. 에자즈바쉬 구단 입장에서도 귀국을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터키배구협회가 '시즌 조기 종료'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남아 있었다. 올 시즌 한국 V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디우프(KGC인삼공사)와 같은 케이스다.
디우프는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두려움과 고국의 가족 걱정 때문에 서둘러 한국을 떠나는 '이탈 러시' 국면에서도 "V리그가 재개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고 끝까지 경기를 뛰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김연경도 팀 주장으로서 책임감,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 돌아오면 다시 터키로 재입국이 불가능한 상황 등 때문에 "터키배구협회가 시즌 종료 선언을 하면 돌아가겠다"며 기다렸다.
그러다 터키 정부가 갑작스럽게 항공기 전면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지금은 터키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됐다.
기약 없는 기다림... 사실상 친자매 나탈리아 '위안'
김연경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28일 오후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터키 정부의 국제선 중단 발표가 있기 직전까지만 해도 카타르를 경유해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편이 있었다"라며 "터키 리그 종료 발표가 나오면 귀국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모든 항공편이 끊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으로 오는 방법을 알아 보고 있는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터키 리그 종료 발표 여부도 함께 기라디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에게 그나마 위안거리는 절친 나탈리아, 기브마이어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세 사람은 터키 리그가 중단된 이후 친자매처럼 함께 지내고 있다.
한편 터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일 1196명, 27일 2069명을 기록할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27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는 5698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