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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김연경의 존재감, 선명해지는 상하이의 기적 | 2018/01/24

'배구여제' 김연경(30·상하이)의 화끈한 공격에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팀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상하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상하이는 23일 중국 상하이 루완 스타디움에서 열린 장쑤성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 25-13, 25-18)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상하이는 9승 3패 승점 28점을 기록, 남은 2경기의 결과와 상관없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4강 플레이오프는 1위-4위, 2위-3위 대결로 펼쳐진다.

 

점수로 알 수 있는 완벽한 경기. 상대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장쑤성이었다. 짱쑤성은 2라운드에서는 다소 주춤하지만 1라운드 A조에서 11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왔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만만치 않은 경기였지만, 김연경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김연경이 올린 점수는 블로킹 1점 포함 15점.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다.

 

1세트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상하이가 25-23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2세트 김연경의 화력이 폭발했다. 승부처마다 날카로운 공격에 장쑤성은 도리없이 무너졌다. 7-5에서 득점을 내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을 이끌어낸 김연경은 9-7 상황에서 상대 코트 모서리에 떨어트리는 예리한 공격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17-12에서 강력한 스파이크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22-13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올리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벽하게 끊어냈다. 결국 장쑤성의 범실이 이어지면서 상하이는 2세트까지 품었다.

 

3세트에는 블로킹 득점까지 나왔다. 초반 3점 리드를 잡은 가운데 김연경은 7-4로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스파이크 득점에 이어 블로킹까지 성공시키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9-5 상황에서는 연타로 팽팽한 랠리를 끝내는 노련함까지 보였다. 3연속 득점, 결국 3세트까지 완벽하게 잡은 상하이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고 남은 경기를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김연경의 활약에 중국 언론도 주목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장쑤성이 보기 드물게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김연경이 홀로 14개의 스파이크 득점을 올렸다"며 김연경을 승리의 주역으로 꼽기도 했다.

 

지난해 상하이는 5승 5패로 6위에 머무르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연경 효과'에 힘입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서 지난 2001~2002시즌 이후 약 16년 만에 정상 등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선일보 이종서 기자 bellstop@osen.co.kr